경찰 경남도청 압수수색. 연합뉴스6·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민선 9기 도정 준비에 돌입한 박완수 경남지사 측에 수사기관의 칼날이 들이닥쳤다.
경상남도가 향후 4년간의 도정 운영 방향을 설계할 실무형 조직인 '경남대도약 준비팀'을 구성하고 공식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경남경찰청 수사관들이 도청 청사 안으로 진입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선거 막판 뒤흔든 '딥페이크 영상 제작·관권선거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도청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도청 공보관실과 ENG영상실 등 홍보·영상 관련 부서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도청뿐만 아니라 여러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에 앞서 현직 도청 공보관실 소속 공무원의 자택 컴퓨터와 휴대전화도 수거하며 물증 확보에 속도를 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박완수 지사 재임 시절 도청 공무원과 외부 세력을 동원해 조직적인 불법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불법 AI 선거 운동과 관권 선거 의혹이다.
선거 기간 박 지사 캠프에서 실제 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제보자 A씨의 구체적인 폭로가 불씨가 됐다.
A씨는 "경남도 SNS 운영 담당자와 모 회사 실무진이 유튜브 채널 '경남이슈 Pick(픽)'을 운영하며, AI 가상 목소리와 이미지를 편집한 딥페이크 숏폼 영상 등 32건을 유포했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박 후보가 현직 신분이던 시절부터 최소 두 개의 조직과 공간이 운영되며 유사 선거사무소까지 가동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특히 현직 공무원들의 개입 정황이 수사의 최대 분수령이다.
A씨는 영상 제작 과정에서 당시 현직 신분이었던 도청 임기제 공무원들로부터 도청 내부 동영상 파일과 자료를 받았고, 구체적인 콘텐츠 제작 지시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목된 공무원들은 박 지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4월 말 사직하고 캠프에 합류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사직 전인 3월과 4월 중순에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 영상 제작을 지시하거나 내부 자료를 유출했다면, 이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운동 목적의 불법 AI 가짜 영상 제작·편집·유포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이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후보와 박완수 현 경남지사. 김경수·박완수 캠프 제공 앞서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직전인 지난달 29일 박 지사 캠프 관계자와 전현직 경남도청 공무원 등 총 9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수사 의뢰했다. 동시에 김경수 후보 캠프 역시 공직선거법·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박완수 지사 측은 관련 의혹 전체를 "일방의 주장에 불과한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고, 제보자 A씨와 이를 처음 보도한 기자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하며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민주당 경남도당은 박 지사와 유명현 산청군수 당선인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했다.
도당은 박 지사가 선거 운동 기간 산청의 한 교회에 감사헌금 명목으로 금전을 기부한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기부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평소 다니는 종교시설에 통상적인 범위에서 헌금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다니지 않는 종교시설에 이름을 밝히고 감사헌금을 하는 것은 기부행위로 볼 여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도당은 "유 당선인 역시 유사한 형태의 기부행위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경남도는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도정 운영 방향을 체계적으로 설계 하기 위한 '경남대도약 준비팀'을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