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9구단 체제의 산물인 휴식기는 유독 두산에게는 독으로 작용했다. 고된 시즌 중 오아시스같은 기간이었건만 두산은 휴식일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처음부터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2년 연속 우승팀 삼성과 개막 2연전을 쓸어담고 기분좋게 출발한 두산은 8승5패1무의 성적을 거두고 지난 4월 중순 첫 휴식일을 맞았다. 나흘을 쉰 이후 상대가 최하위 한화라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3연전에서 두산은 1승1패에 그쳤다. 첫 경기 15-1 대승을 거둔 뒤 다음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리듬이 끊긴 듯 다음 날 0-1로 완패했다. 그래도 두산은 이후 휴식일까지 14승14패, 5할 승률은 건졌다.
▲지난달 휴식일, 롯데전 3연패 등 최악 결과
두 번째 휴식일 다음이 최악이었다. 두산은 지난달 24~27일까지 다시 쉴 틈을 얻었다. 당시 5월 들어 5할 밑 승률에 허덕이던 두산이었기에 반가운 휴식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휴식일 직후 롯데와 사직 3연전을 모두 내주는 등 4연패에 빠졌다. 이후에도 두산은 6연패를 한 차례 기록하는 등 다음 휴식일까지 5승10패,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휴식일이 도움은 주지 못할 망정 마이너스 요인이 된 모양새였다.
선두권 팀들이 휴식일 이후 상승세를 탄 것과 대조를 이뤘다. 선두 삼성은 두 번의 휴식일 이후 시리즈에서 6승1패1무의 호성적을 거뒀다. 2위 넥센 역시 5승1패를 기록했다. 그 사이 두산은 선두권은 물론 4강권에서도 밀려났다. 17일 현재 5위 롯데와 3경기 차 6위다.
일단 두산은 이번 휴식일을 알차게 보냈다. 금, 토, 일 훈련을 소화한 뒤 월요일을 쉬었다. 지난달 휴식기에서 두산은 금, 일요일을 쉬고 토, 월 이틀 훈련을 진행했다. 두산 관계자는 "특별히 휴식일 뒤 선수들의 컨디션 등에 문제는 없었다. 두 번의 휴식기로 뭐라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상대는 롯데다. 지난달 휴식일 뒤 3연패를 안겼던 팀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원정이 아닌 홈에서 맞붙는다. 롯데는 올 시즌 잠실에서 2승1무6패로 부진했던 점도 반갑다. 지난 4월 잠실 3연전에서도 두산은 2승1무로 압도했다.
과연 두산이 '휴식일 악몽'을 털고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