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축구 빛낸 홍명보의 '미소', 브라질로 향한다

월드컵 4강, 올림픽 동메달 신화 쓴 축구 영웅, 대표팀 새 사령탑 맡아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감정 변화가 좀처럼 표정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남다른 카리스마를 가진 홍명보(44) 감독. 그러나 그가 미소지을 때마다 한국 축구는 새로운 역사를 쓰곤 했다.

2002 한일월드컵 8강전,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4강 진출을 마무리짓는 순간 그는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난 해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역대 올림픽 사상 최초의 메달을 따낸 순간에도 홍명보는 호쾌하게 웃었다.

요즘 한국 축구는 웃음을 잃어버렸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는동안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지만 예선 막바지에 계속된 무기력한 경기 내용 탓에 비판이 계속 됐다.

새로운 영웅이 필요한 순간 한국 축구는 다시 '홍명보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한축구협회는 4명의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을 놓고 고심한 끝에 홍명보 감독에게 2014 브라질월드컵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2년.


홍명보는 준비된 지도자다. 2006년 독일월드컵 코치를 맡아 대표팀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디딘 홍명보 감독은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2010년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팀 감독 등 각급 대표팀 사령탑을 차근차근 밟아왔다.

월드컵 무대에 나설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자리는 그가 대표팀 지도자로서 지금까지 걸어온 계단의 가장 높은 곳이다.

대표팀 사령탑은 지금껏 그가 맡았던 어떤 자리보다도 부담이 많은 자리다. 홍명보 감독은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 축구의 영웅이지만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 순간 보다 냉철하고 가혹한 잣대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선수에 이어 이번에는 지도자로서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홍명보 감독이기에 기대감이 높다.

브라질로 가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구자철과 기성용 등 당시 '홍명보 호'의 주축 선수들은 국가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단기간에 선수들의 능력을 파악하고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임자로 홍명보만한 지도자가 없다는 게 축구계의 중론이다.

한국 축구는 홍명보 감독에게서 또 한번의 미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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