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본에는 노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임기 마치고 난 다음에 위원장께 꼭 와서 뵙자는 소리는 못하겠습니다만, 평양 좀 자주 들락날락할 수 있게 좀…특별한 대접은 안 받아도…"라고 한 발언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발언은 2007년 10월 3일 오전 1차 회의에 이어 오후에 속개된 2차 회의 모두에 김 위원장이 돌발적으로 한 제안과 관련이 있다.
회의록 전문을 보면 김 위원장은 2차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노 전 대통령에게 방북 일정 연장을 불쑥 제의했다. 김 위원장은 "내일 떠나시기에 앞서 오찬을 하고자 하는데 이야기가 많아서…"라며 "오늘 일정을 내일로 미루시고 내일 오찬을 좀, 일정을 좀 늦추는 걸 제의합니다. 오늘 회의를 내일로 하시고"…라고 제안했다.
이에 다소 당황한 노 전 대통령이 "아, 돌아가는거요?"라고 되묻자 김 위원장은 "모레 아침에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며 "대통령께서 결심 못하십니까?"라고 하루 더 머무를 것을 적극 권유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위원장의 각별한 배려로 생각하고…"라고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큰 것은 내가 결심을 하고, 일부 작은 것은 의전·경호실과 상의해야 합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내가 아니고 우리 계획을 말씀드려"라고 지시하면서 "멋있게 모셔야죠"라고 재차 권유했다.
김 위원장은 백종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일정을 보고하는 김양건 부장에게 "실무자끼리 얘기하자"고 말하자, 그제서야 "그럼 회담을 그저 오늘로 끝내고 모든 일정 끝내겠다고 하면 원래 계획대로 하셔도 되고…"라고 제의를 거둬들이고 회의를 재개했다.
당시 김 위원장의 깜짝 제의는 그 진의를 놓고 우리쪽을 잔뜩 긴장시켰다. 전문가들은 '뭔가 결실을 내려는 북한의 의지'라는 해석과 '남북간 이견이 팽팽히 맞서 좀더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는 등의 분석을 내놓으며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었다.
노 전 대통령은 회의 말미에 김 위원장의 제의를 사실상 거절한 셈이 된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위원장께서 나를 좀더 보시겠다고 하면 뭐 하루도 좋고 이틀도 좋구요. 아니면 위원장께서 저희 쪽에 하실 말씀이 계시면…"이라고 일정 연장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대통령 내외분이 평양방문을 마감 장식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저 대통령하고 같이 식사를 해야겠다…(중략)…건배만 할 수 있는 시간만, 건배 한 5분이면 된다. 그러고 말았는데"라며 더 이상 권유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평양 좀 자주 들락날락할 수 있도록" 발언은 곧이어 임기 전에는 곧 다음 대통령 곧 뽑힐 것이니까 못 올 것이라는 말과 함께 나왔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오시겠다고 하면 우리야 언제든지 문 열어 놓고 있고, 언제든지 침구는 항상 준비해놓고 있겠습니다"라며 "대통령께서 시간되시면 앞으로 금강산에도 아무 때나 오시고, 그리고 평양에도 아무 때나 오시고"라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북한을 통한 백두산 관광 허용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도 흔쾌히 수락하며 "백두산 관광도 합의서에 넣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