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려대 시간강사, 계절학기 강의중 뇌사

지난 25일 오후 1시 43분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이공대 강의실에서 강의하던 시간강사 김모(46) 씨가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강의실에서 계절 학기 수업을 진행하던 김 씨는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학생들에게 5분간 휴식을 제의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강의실을 나간 김 씨는 5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이에 수강생들은 교수 휴게실로 김 씨를 찾으러 갔다.

교수 휴게실 문을 연 학생들은 구토를 한 채 쓰러져 있는 김 씨를 발견했고 즉시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원은 김 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황급히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뇌사 상태에 빠진 뒤였다.

당시 출동을 했던 한 소방대원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보니 구토를 한 채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며 "숨은 쉬고 있어 인근 대학병원으로 후송했고 해당 병원 의사가 뇌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검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의 뇌사 원인을 놓고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이 학교에서 함께 일해온 동료 시간강사 A 씨는 "김 씨의 뇌사 원인이 시간 강사의 처우와 관련이 깊다"고 토로했다.

강의 하나로 얻는 수입이 월 40만 원 정도에 불과해, 정규 학기는 물론 방학 때도 연구강의와 학생지도 등을 자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실제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4년제 일반대학 172개교의 주요 공시항목을 발표한 결과, 올해 4년제 일반대의 시간당 강사 강의료는 평균 5만 1000원(국공·사립대 통합)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동안 등록금은 큰 폭 상승했지만, 시간 강사 강의료는 그동안 몇천 원 오른 게 전부인 셈이다.

또다른 동료 시간강사 B 씨도 "김 씨는 시간 강사로 일하면서 가중된 업무 강도로 최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씨를 뇌사로 모는 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사고 경위와 원인, 후속 대책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자세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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