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단장 김기동 지청장)은 지난달 18일 한국수력원자력 송모(48)부장의 자택과 송 부장과 관련이 있는 제3자의 집 등 2곳에서 수억 원의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문제의 돈은 모두가 5만 원 권 지폐였으며, 모 은행의 띠지로 감싸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 부장은 지난 2008년 1월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로부터 JS전선 제어케이블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그냥 승인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지난달 20일 구속됐다.
이 때문에 문제의 돈이 JS전선 제어케이블 승인과 관련한 로비 자금이 아닌 또 다른 비리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발견된 5만원 권 지폐는 JS전선 제어케이블 승인이 이뤄진 지 1년 반이 지난 2009년 6월 처음으로 발행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송 부장이 2010년 초부터 한국전력에 파견돼 UAE 원전 사업을 지원하는 '원전 EPC사업처'에서 원전 보조기기 구매 업무를 담당했고, 한 해 뒤 JS전선이 UAE 원전 사업 케이블 부문 입찰에 참여했던 점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송 부장이 받은 돈의 일부를 윗선에 전달했는지 여부 등 원전비리 수사의 초점을 금품로비 규명에 맞추고 있다.
수사단 고위 관계자는 "한수원 부장급까지 관여 했다고 하면, 구조적인 비리라고 볼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납품업체와 검증업체는 물론 한수원까지도 의심을 가지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제어용 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을 큰 줄기라고 본다면 수사의 절반 정도를 넘어온 것 같다"며 "이제부터 본격화되는 자금 수사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원전비리를 척결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수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