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아이

[CBS 수호천사] 백질연화증, 뇌병변 1급, 청각장애 2급 이성호 군 사연

“아기는 엄마 뱃속이 제일 안전해야 한다는데 성호한테는 가장 위험했다고 해요. 태어나자마자 젖 한 번 못 물려보고, 엄마 품에도 못 안겨보고. 그게 가장 미안하죠.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해서,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한 게 제일 미안해요.”

엄마라는 이름으로 처음 품었던 소중한 생명.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기다렸던 아이와의 만남은 승복 씨가 평생 져야 할 마음의 짐이 되어버렸다.


◈ 모두가 포기하라고 했던 내 아들

승복 씨가 처음 성호의 상태를 알게 된 건 임신 6개월쯤. 다른 아기들보다 뇌실이 크기 때문에 수두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이가 평생 장애를 안고 갈 수 있다는 얘기에 주위에서는 모두 출산을 말렸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진짜 주위에서 괜찮다는 말보다 아이를 지우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어요. 애기 낳으면 너도 키우기 힘들고, 그 애기도 살아가기 힘들 거라고. 둘 다 고생이니까 지우라고. 그런데 그때 뱃속에서 아이가 빵빵 차는데 도저히 그렇게 못 하겠더라고요.”


◈ “성호를 낳은 것을 후회는 안 해요.”

혹시나 아이가 정상으로 태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봤지만 성호는 태어난 그 순간부터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중환자실을 오가며 동맥개존증, 탈장 수술 등 어른에게도 힘든 수술을 성호는 1.4kg 작은 몸으로 견뎌냈다. 하지만 성호는 결국 백질연화증, 뇌병변 1급, 청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오랜 수술 끝에 성호가 처음으로 승복 씨의 품에 안긴 것은 태어난 지 8개월이 지난 후였다.

“지금도 성호를 낳은 것을 후회는 안 해요. 후회는 안 하지만 아이가 아프고 고생하는 모습 보면 마음이 아프죠. 얼굴에 테이프 자국이랑 팔에 주삿바늘 자국 볼 때 제일 마음이 아파요. 그 조그마한 아이가 피를 뽑아도 안 우니까 말 다 한 거잖아요. 가끔은 안고 있으면 그냥 불쌍하고. ‘좋아지겠지, 좋아지겠지.’ 언젠가는 좋아질 거라고 그런 생각 하면서 키워요.”



◈ 청각장애를 가진 성호에게 생긴 꿈

뇌병변 장애 1급으로 스스로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성호. 삼키는 기관의 장애로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치료를 받고 있지만 평소에는 콧줄로 영양식을 먹는 게 전부이다. 게다가 청력이 없어 인공와우를 착용하며 기계음 같은 소리만 간신히 듣는 정도. 잠시라도 돌봄의 손길 없이는 지낼 수 없는 성호를 보며 엄마는 새로운 꿈이 한 가지 생겼다.

“사격선수 시키려고요. 성호는 위에 제트기가 지나가도 못 들을 정도로 귀가 안 들려요. 일반 사람이 사격을 배우면 총소리에 놀랄 수 있지만, 성호는 총소리에도 놀라지 않을 거예요. 그게 가장 큰 소원이에요. 그렇게만 되면 장애인 올림픽 대회에 나가서 금메달도 따고...” 멋지게 자랄 성호의 모습을 상상하며 환한 웃음을 보이는 승복 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모성애’를 가진 승복 씨는 이미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성호의 엄마였다.

이성호 군의 안타까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를 통해 오는 7월 6일(토) 오후 8시에 다시 방송된다. (skylife 412번, 각 지역 케이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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