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록 열람은 빈손으로 들어갔다 빈손으로 나와야 해
- 대화록 내용을 노트북에 담아 오겠다고? 명백한 위법 행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5일 (금)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익한 국가기록연구원 원장
◆ 김익한>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나중에 지금 보도 나온 자료를 보니까 정상회담 회의록 등등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게 무려 256만 건이나 된대요. 그 보도 보셨죠?
◆ 김익한> 봤습니다만 잘못된 수치고요. 그것은 그러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한 문서기록의 총량일 겁니다, 아마.
◇ 정관용> 그래요?
◆ 김익한> 그러니까 남북 정상회담 관련된 기록은 그것보다는 수가 엄청 적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 256만 건은 검색 대상기록물?
◆ 김익한> 그렇게 해석을 할 수 있는데요. 그렇죠. 그러니까 전체 문서기록물을 검색을 한다면 검색대상 기록물이 될 수 있는데 어쨌든 시기가 특정돼 있고 주제가 특정돼 있기 때문에. 뭐, 많아야 몇 백 건일 겁니다. 저도 그걸 정확하게 제가 알 수는 없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물론 비밀로 분류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 그렇기는 하겠죠?
◆ 김익한> 그렇습니다.
◇ 정관용> 준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이런 건 비밀이 아닐 수도 있을 테니까요.
◆ 김익한> 그렇습니다. 준비과정에서, 그런데 대체로 남북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1급 내지 2급 내지 3급 비밀이 꽤 아마 포함이 돼 있을 거고요. 그다음에 그 중의 일부는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돼 있을 거고 나머지는 일반 기록물로 돼 있을 겁니다.
◇ 정관용> 대통령지정기록물이라고 하는 그게 바로 15년 동안은 공개 못하는 그거죠?
◆ 김익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국회가 3분의 2 찬성으로 요구를 했으니까 열람은 시켜야 되는 거고요?
◆ 김익한> 그렇습니다.
◇ 정관용> 현행법에 의하면 그러면 몇 사람이 어떻게 열람하라 이것까지도 나와 있습니까? 안 나와 있습니까?
◆ 김익한> 법에는 정의된 바가 없습니다. 그 부분은 국회의장의, 말하자면 요청에 의해서 대통령기록관장과 협의가 이루어지게 되고요. 그 협의의 결과에 의해서 열람의 방법이라든지 세부사항들이 결정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제 지정기록물의 열람이라는 것은 법정신 자체가요. 최소열람의 원칙 그리고 공개나 누설금지의 원칙 같은 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전제하에서 국회와 대통령기록관의 실무협상이 진행이 된다고 봐야겠죠.
◇ 정관용> 우리 김 원장님 같으신 기록 전문가들께서는 국회가 이렇게 3분의 2 찬성으로 통과시킨 것 자체를 크게 개탄하셨습니다만. 앞으로 남은 절차라도 이거는 꼭 지켜라. 이런 말씀을 좀 듣고자 오늘 모신 건데요. 그러면 조금 아까 말씀하신 최소 열람, 공개누설 금지라고 하는 두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 김익한> 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정치권의 움직임은 사실 국민 앞에 다 알려야 한다는 거거든요. 과연 이게 병존할 수 있습니까?
◆ 김익한> 지금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좀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의 원 취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이 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운 건 오늘 오후의 보도에 의하면 민주당과 새누리당에서 조금씩 대응방식의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익한> 공개를 최소화하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고요. 열람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고 지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더 정확하게 지금 정의를 하고 들어갈 필요는 있는 거죠.
◇ 정관용> 양 당이 온 국민 앞에 다 그냥 공개할 것처럼 하다가 이렇게 자세 변화를 보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 김익한> 좀 외람된 표현입니다마는 저희 기록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법을 근거로 해서 요청을 드렸고요. 그 이외에도 우리 사회 전체에서 지금 국회가 정쟁의 연장에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거에 대해서 불안한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정치권의 응답이라고 봐야 되겠죠.
◇ 정관용> 그나마 다행이고 반갑다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그럼 김 교수님 보시기에는 조금 아까 표현한 것처럼 그럼 지금 양당에서 보면 새누리당은 세 명씩 참여하자 민주당은 다섯 명씩 참여하자 이런 얘기들이 오가던데. 김 교수님은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하세요?
◆ 김익한> 일단 아까도 말씀을 드렸듯이 이 부분은 공개 누설 금지의 원칙과 관련이 되는데요. 아무래도 많은 수가 열람을 하게 되면 누설의 가능성은 아무래도 넓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여러 관례 등을 봐서도 세 분으로 한정해서 총 여섯 분이 열람하시는 게 옳다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책임 있는 해석과 의사결정을 위해서 아마 원내수석부대표 정도 한 분이 들어가셔야 될 것 같고요. 그다음에 해당 사안이 외통위 사항이기 때문에 외통위에 남북관계 전문가에 해당하는 의원이 한 분 들어가시는 게 옳겠고요. 그다음에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책임 있는 의원 한 분. 이렇게 해서 세 분이 열람을 하시는 게 사리에 맞다고 봅니다. 다섯 분은 좀 많습니다.
◇ 정관용> 그럼 두 당 합해서 여섯 명의 국회의원?
◆ 김익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다른 전문가는 거기에 더 배석할 필요 없습니까?
◆ 김익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게 열람을 하게 될 경우에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만에 하나를 위해서라도 저희가 보안 유지를 해야 되거든요. 이게 더군다나 대통령지정기록물인데다가 국가 일급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급비밀을 열람할 때는 어느 곳에서도 장소 보안이라는 것을 하게 돼 있어요. 그래서 들어갈 때 빈손으로 들어가서 나올 때 빈손으로 나오셔야 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익한> (웃음) 그러니까. 그리고 해당 기록물이 해당 장소에 남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이중시건장치를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이미 정의가 돼 있어서 공공기관에서 다 지키고 있는 일이에요. 그래서 당연히 그걸 지켜야 되고요. 그래서 지금 여당에서 아마 그 의견은 폐기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일부 해당 내용을 메모한다든지 컴퓨터에 담아 나온다든지 이런 이야기가 잠깐 있었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노트북에 담아오겠다 그랬습니다. 발췌해 온다고.
◆ 김익한> 그거는 당연히 일급비밀 취급에도 행정적으로 적절치 않은 그런 제안이세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김익한> 그거는 위법적 행위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시기는 어려울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동안 당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왔지만 원칙대로 하자면 아무튼 펜 하나도 들고 들어가서는 안 된다?
◆ 김익한> 그렇습니다. 그 내부에 비치되어 있는 펜으로 해야죠.
◇ 정관용> 그다음에 장소도 지금 국회에서 하자는 얘기도 있고 국가기록원에서 하자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김익한> 이 부분은 우선 최소 수준의 적정한 열람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 국회의 결정 자체가 기록물의 범위를 굉장히 포괄적으로 정했단 말이죠. 그래서 불가피하게 최초 열람은 대통령기록관에 의원들이 직접 가셔서 해야 될 겁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서 아까 제가 수백 건 정도될 거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수백 건 정도의 기록물 중에서 무엇이 반드시 열람해야 할 적정 대상이냐를 먼저 찾으셔야 돼요.
◇ 정관용> 그렇겠군요.
◆ 김익한> 그래서 그것을 대통령기록관에 직접 가셔서 최소의 기록을 선정을 해 내고요. 대체로 간단히 말씀을 드리면 음성녹음 기록하고요. 그것의 최종 녹취본이 아마 기본이 될 겁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 김익한> 그다음에 사전에 의사결정을 위해서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 회의 한두 개. 그다음에 남북 정상회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라는 전체 전략이나 특히 NLL과 관련된 전략방향을 담고 있는 보고서들.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에 사후에 청와대에 돌아와서 정례회의 같은 걸 하거든요. 그래서 그 핵심 정례회의와 관련된 것. 그다음에 종합평가 보고. 이런 정도가 최소 수준의 범위에 들어간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일단 처음에는 가서 그 범위를 책정하고. 그다음에는...
◆ 김익한> 그런데 그게 목록만 봐서는 안 되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러니까요. 내용을 보면서요.
◆ 김익한> 현장에 가면서 내용을 보면서 최소 범위를 정하는 것이 일차적인 순서고요. 그다음에 총량이 꽤 많기 때문에 그것을 대통령기록관에 의원들이 가서 보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의하면 사본 제출이 가능하도록 돼 있어요. 그래서 사본을 저희는 두 부 제작을 해서, 그러니까 각 두 부죠. 각 두 부 제작을 해서 국회로 송부를 한 다음에. 국회의 정해진 비밀을 열람할 수 있는 수준의 공간에서 제한적으로 그것을 열람하는데. 저희가 두 부를 얘기하는 것은 동일 본을 여야가 같이 앉아서 동일 시간에 보라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 조치를 해 주지 않으면 열람과정에서 여러 가지 필요를 얘기하면서 정식 제출된 사본 이외에 재차 사본이라든지 요약보고서라든지 이런 것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요. 이것은 전부 불법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김익한> 그래서 두 부를 저희는 적정선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역시 기록 전문가분들이시라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할 것이다라고 쭉 순서 밟아 설명해 주시는 것도 꼼꼼하시네요.
◆ 김익한> (웃음)
◇ 정관용> 앞으로라도 우리 김 교수님 이야기 좀 잘 듣는지 국회의원들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익한>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 국가기록연구원 김익한 원장 연결해서 말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