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분위기를 바꿔놓은 U-20 영웅의 귀환

20세 이하 대표팀 이광종 감독 "콜롬비아전 기억에 남아"

이광종 감독을 비롯한 한국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윤성호 기자 cybercoc1@cbs.co.kr)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가치를 내걸고 세계 무대에서 선전한 20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터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대표팀은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산했던 출국 때와는 달리 입국장은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 그리고 축하 인사를 하려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비록 30년만의 4강 진출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매경기 투혼과 열정의 명승부를 연출한 대표팀의 위상은 이처럼 달라져 있었다.

대표팀의 수장 이광종 감독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먼저 달라진 분위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말 기분좋다. 우리 선수들이 30년만에 4강 진출을 노렸다가 8강에서 그쳤지만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대표팀은 출국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특출난 스타가 없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역시 축구는 팀 스포츠라는 명제가 증명됐다. 대표팀은 하나의 팀으로서 매력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이광종 감독은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고 주문대로 잘해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기존의 잘하는 선수와 후보로 있는 선수의 실력 차이는 종이 한장이었다. 남보다 빨리 생각하고 빨리 보고 빨리 대처하는 방법을 주로 썼다"며 그 비결을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콜롬비아와의 16강전을 꼽았다. 한국은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콜롬비아를 승부차기 접전 끝에 꺾고 대회 최대 이변 중 하나를 연출했다.

이광종 감독은 "훌륭한 선수들을 상대로 선취골을 넣었고 막판에 골을 내주면서 비기긴 했지만 연장에서도 끝까지 해줬고 승부차기에서도 선수들이 침착하게 잘 넣어줘 8강까지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대표팀 멤버들의 성장을 굳게 믿는다는 이광종 감독은 보완해야 할 점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청소년 대표팀을 전문적으로 맡아온 전문가답게 한국 축구가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었다.

이광종 감독은 "아무래도 세계 무대에서는 우리 한국이 도전하는 입장"이라며 "우리 학원 스포츠가 환경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성적 위주이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은 등한시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점이 바뀌어야 한다. 하루 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광종 감독은 오는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할 가능성에 대해 "내가 선택하는 게 아니지만 나를 선택해준다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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