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일베’ 경계경보

아이돌 소속사 ‘일베’ 접속 및 어휘 사용금지령

“‘일베’는 아예 가까이 하지도 말 것!”

최근 몇몇 아이돌 소속사에 내려진 지침이다.

‘일베’는 보수 성향 누리꾼들이 주로 이용하는 ‘일간베스트저장소’ 사이트의 준말. 정치적 색깔이 강한데다 표현의 수위도 자극적이다. 얼마 전 미쓰에이 수지를 성적으로 묘사하고 정치적 의미를 담은 합성사진을 만들어 배포한 사이트도 ‘일베’다.

일부 연예기획사들은 소속연예인들에게 가급적 ‘일베’ 이용을 지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일베유저'라는 낙인이 찍힐 경우 정치적으로 편향된 연예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소속팀의 이미지가 하락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의 경우 본인의 정치적 신념이 확고하지 않다면 좌든 우든 편향된 이미지를 갖지 않는게 낫다. 행여 재미로 ‘일베’에 접속했다가 자기도 모르게 정치적인 이미지를 갖지 않기 위해 아예 ‘일베’ 사이트를 접속하지 말라고 일러뒀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일베’에서 파생된 어휘를 여타 온라인 게시물이나 트위터 등 SNS에서 접하는 경우다. 얼마 전 논란이 됐던 걸그룹 시크릿 멤버 전효성의 ‘민주화’ 논란은 본인의 무지와 더불어 온라인에서 파생된 ‘일베’어휘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발생했다.

한 관계자는 “아이돌 스타들이 연예게시판이나 SNS에서 팬들과 소통하다 보면 ‘일베’에서 자주 사용하는 어휘의 근원을 모른 채 사용하게 된다. 전효성이 바로 그 좋은 예다”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일부 발빠른 연예기획사의 경우 아예‘일베’에서 자주 사용하는 어휘들을 정리한 표를 소속 연예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아이돌 스타가 대거 소속된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뜻도 모른 채 ‘일베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노무노무’, ‘민주화’, ‘홍어’ 등 ‘일베’에서 자주 사용하는 어휘의 뜻을 정리, 소속 연예인들에게 나눠주고 주지시키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이래저래 스타들의 온라인 생활까지 정리하느라 애꿎은 연예기획사들만 바빠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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