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남자' 원세훈, 결국 '개인비리' 구속 수감

각종 공사 수주 대가 챙겨…전직 국정원장 개인비리로 두번째 구속

건설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0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차량에 오르고 있다. 송은석 기자
건설업자 황모씨로부터 1억 6천여만원의 현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10일 구속됐다.

원 전 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원 전 원장은 전직 국정원장이 개인비리로 검찰수사를 받고 구속수감되는 두번째 사례가 됐고 이명박 정부 인사로는 현 정부 들어 첫 구속자가 됐다.

김영삼 정부 시절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지낸 권영해 씨는 안기부장 시절 안기부 자금 10억원을 빼돌려 동생에…게 주도록 한 혐의로 2004년 기소돼 이듬해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원 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행정안전부(현재의 안전행정부) 장관과 국정원장으로 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대통령 이명박’의 곁을 지켰다.

인사 파동이 잦았던 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5년 내내 장관급인 국무위원을 지낸 건 원 전 원장이 유일하다.


특히 원 전원장은 앞서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기 때문에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선거법 위반 재판과 개인비리 관련 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날 구속이 결정된 원 전 원장은 전직 국정원장으로서 구속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현금을 받은 혐의는 인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짧게 답했다.

검찰수사에 대해 억울한 점이 없느냐고 묻자 "그건 뭐 말 안하겠습니다"라며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구속이 결정된 원 전 원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원 전 원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이후 건설업자 황모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 20돈이 포함된 스와로브스키 장식품을 비롯해 서울시내 L호텔에서 현금 1억 2천만원과 미화 4만불 등 모두 1억 6천 9백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그 대가로 각종 공사 수주에 이권을 봐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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