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학' 꿈꿨던 용인살인사건 용의자

기타와 고양이에 대해 각별한 애정

그는 기타와 고양이를 사랑한다. 뮤즈와 소닉 신디케이트의 음악을 즐겨듣고 악기 다루는 것을 좋아해 한때는 프랑스 예술학교인 ‘ITEMM’으로의 유학을 꿈꾸기도 했다.

조용히 자신의 꿈을 키워오던 20살 청년은 하루아침에 엽기살인마로 변해 충격을 안겼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용인 살인사건의 용의자 심모 군이다.

용인에서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경찰에 체포된 심군의 모습 (자료사진)
심군의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에는 그의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있다.

그의 페이스북 친구목록에는 215명이 등록돼 있다. 갓 대학을 입학한 친구들 뿐 아니라 형이나 누나들도 보이고, 외국인 여성도 보인다. 고등학교를 중퇴했지만 여전히 고등학교 친구들와 후배들도 친구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심 군이 이들과 깊은 인간관계를 이어갔는 지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기타를 연주하는 심군과 심군이 최근 구매한 기타의 모습 (심군 페이스북 캡처)
심군의 인생에서 ‘기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는 18살인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약 1년 간 치킨 체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나서는 페이스북 지인들로부터 악기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프랑스 예술학교 ‘ITEMM’과 프랑스 유학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도 했다.


살인을 저지르기 10일 전인 지난달 29일, 그가 마지막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 역시 새로 구입한 기타를 테스트해보는 자신의 모습을 담았다.

최근 심 군은 오랜 시간 자신의 곁을 지킨 잭슨 기타를 처분했다. 대신 이미 단종 돼 전 세계에 20대밖에 남아있지 않은 기타를 구매했다. 심 군은 기대에 부풀어 페이스북에 기타를 사러가는 과정을 그대로 게시했다. 그는 기타를 구매하기 위해 찾은 현금다발 사진과 함께 “열심히 일해 번 돈 이제 나를 위해 써본다”라는 글을 적었다.

심 군이 스스로 찍어 올린 몇 개의 기타연주 영상을 보면 그의 기타실력이 수준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심군은 에이씨디씨(AC/DC)의 ‘백인블랙(Back In Black)’과 같은 락부터 재즈와 블루스의 거장 로벤 포드의 곡까지 자유자재로 소화해냈다.

특히 그는 고양이 ‘참치’를 각별히 아꼈다. 심군은 지난달 15일에 페이스북에 ‘참치’가 낳은 새끼들의 영상을 올리고 자신을 고양이들의 ‘아빠’라고 칭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참치와 함께 찍은 사진은 ‘가족사진’이라고 불렀다.

심 군은 페이스북에는 여자 친구에게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는 애절한 글도 보인다. 글을 살펴보면 “그대 옆이라 피곤함마저 이길 수 있었다”, “감사해요. 사랑하구요. 잠이 안와서 글을 적네요. 당신 생각에.” 등의 문구가 등장한다.

하지만 두 달 뒤, 그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질러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잔인한 영화를 봤고 한번쯤 이런 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신 훼손에 대해서는 "유튜브 등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동영상을 참고했다"며 "해부학을 검색해 본 적 있다"고 말했다.

2011년 "학교가 필요없다는 판단"에 자퇴한 심 군은 지난해 10월 월미도에서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서 '상세 불명의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진단을 받고 2주간 병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교수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심군에 대해 “사이코패스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소시오패스라고 생각이 든다”라며 “반사회적 사회성 장애를 가진 아이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심군이 살인 직후 SNS에 올린 글에 대해서도 “세상이 나를 이렇게 내몰았다는 후회와 사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그런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정말 사이코패스고, 죄의식도 없는 잔인성 때문에 그랬던 오원춘 같은 사람이었다면 (글을 올리는) 이런 행위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군은 지난 8일 평소 알고 지내던 김양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하려다 김양이 반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공업용 커터칼로 사체를 훼손 후 유기했다. 김양 부모의 수사 요청으로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10일 자수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