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의 시작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발언이었다. 홍 원내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나온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라는 책의 귀태(鬼胎)라는 말을 인용했다.
홍 원내변인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이라며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과 태평양전쟁 전범이었다가 복권돼 총리를 지낸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인 일본의 아베 총리를 지칭한 것이다.
홍 원내대변인은 식민지 지배를 부정하고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는 아베 총리와 5·16을 쿠데타라 생각하지 않고 박정희 시절 정보기관의 정치개입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두 분의 행보가 남달리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11일 오후 "요즘 대선에 불복하고 막말하는 것이 특정 정당 내에서 유행이다시피 하고 있다"고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 수석은 12일에도 "홍익표 대변인의 발언은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라고 이틀째 공격을 이어갔다.
이 수석은 "홍 의원은 도대체 어느나라 국회의원인지 묻고 싶다"며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정면도전하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복심하라는 이정현 수석이 이틀째 목소리를 높이자 새누리당도 이날 예정에 없던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사자인 홍 원내대변인은 "귀태 표현과 관련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해석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쳐졌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이정현 수석이 이틀째 비판을 하자 "당과 논의해 공식입장을 내놓겠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물러설 뜻이 없다"고 맞대응 의지를 내보였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논란이 민주당 대변인의 말을 둘러싼 설전으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