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국정원에 국정조사를 하자고 해 놓고 여야는 여태껏 속 터지는 '네 탓' 공방만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들끓게 하고 있는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얘기도 나오지만, 여야가 합의해도 9월 정기국회 이후에나 가능해 보입니다.
사실 그동안 국정조사가 제대로 된 게 하나 없는데, 갈등 해소나 국민 통합은 뒷전이고 여야 모두 눈앞의 정치적 이해득실만 따졌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래서 '국정조사 무용론'도 나오는 겁니다. 국회가 권위를 스스로 땅에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오늘 중부 지방엔 벼락과 함께 최대 200㎜의 강한 장맛비가, 남부 지방엔 찜통더위가 이어지겠습니다.
▶ 북한이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을 보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미 교통안전위원회는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오토스로틀 기능에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 4대강 사업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면서 박근혜 정권이 본격적으로 이명박 정권과 '선 긋기'에 나섰습니다.
▶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정책 유지' 발언으로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 100억 원대 위조수표 사건 주범이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던 중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 북한이 자신들이 제의한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을 모두 보류하자고 우리 측에 통보해 왔습니다.
윤지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북한이 하루 만에 갑자기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제안했다가 어제 돌연 "두 회담을 모두 보류하자"고 한 겁니다.
우리 정부가 금강산 관광 회담을 거부할 때 들었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보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런 설명에도 북한 속마음은 우리 측의 금강산 관광 회담 거부에 대한 반발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3년 만에 열릴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이산가족 상봉은 좌절됐습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남북 관계 개선 주도권을 계속 북한에 뺏기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입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원래 우리가 먼저 쓸 수 있는 카드인데 쪼물쪼물하고 있다가 북한에 빼앗겨버렸다. 계속 끌려다니고만 있다"
이와 함께 오는 15일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3차 남북 실무회담에서도 북한이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됩니다.
NTSB "오토스로틀 이상 징후 없어"
▶ 아시아나 여객기 조종사들이 사고 원인으로 오토스로틀 기능 이상을 지목했지만,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오토스로틀 기능에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이기범 특파원의 보돕니다.
= 사고 여객기 조종사들은 "오토스로틀 기능을 정상 속도에 맞춰 놨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토스로틀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었는지가 이번 조사의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NTSB는 "조종사들의 이 같은 진술에 따라 블랙박스 자료를 다시 확인한 결과 이상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데버러 허스먼 NTSB의장입니다
"블랙박스 자료 검토 결과 계기판의 자동비행장치와 오토스로틀에는 이상 징후가 없었습니다"
착륙 직전 강한 빛에 눈이 부셨다는 조종사의 진술도 다시 검토됐습니다.
이 같은 진술을 한 이정민 조종사를 다시 조사한 결과 눈을 멀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NTSB는 밝혔습니다.
NTSB는 오늘부터 사고 기체를 치우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기체를 조각내 조사에 중요한 부분은 NTSB 연구실로, 나머지는 현지 창고에 보관할 방침입니다.
NTSB는 오늘로 대부분의 현장조사를 마치고 종합적인 사고 원인 분석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 4대강 사업이 결국 '대운하 건설용'이라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박근혜 정권이 이명박 정권과 '선 긋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임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이틀 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결국, 대운하 건설용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마디로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약속이 거짓이었다는 것입니다.
감사결과 발표 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즉각 "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전임 정권을 비판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원전비리에 대해서도 전임 정권과 선 긋기에 나섰습니다.
여기에는 전임 정권 과오에 확실한 선 긋기를 하지 않으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현 정권이 떠안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현 정권의 이 같은 선 긋기 작업에 대해 전 정권 핵심 세력들이 반발하고 나서고 있어 정치적 부담은 피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CBS와 전화통화에서 "전·현 정권 갈등과 분란을 조장해 적전분열,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습니다.
<국정원 '오버'에 여당도 부글부글>
▶ 국가정보원의 NLL 발언 관련 성명 발표 이후 새누리당의 기류가 심상치 않습니다.
당 일각에서는 국정원장 교체와 '국정원 자체 개혁 불가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홍영선 기자의 보돕니다.
= "국정원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이 선행되기를 기대합니다”
국정원 자체 개혁에 무게를 싣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의 이틀 전 발언입니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뒤 국정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발언이 명백한 NLL 포기"라는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24일 대화록 공개 때처럼 새누리당에는 언질조차 없었습니다.
국정원에 두 번이나 뒤통수를 맞은 집권 여당.
당 지도부의 이례적인 침묵만큼이나 당내 분위기는 심상치 않습니다.
곳곳에서 국정원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태경 의원 등 당 일각에서는 남재준 국정원장 등 수뇌부 교체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성명 발표로 '국정원은 개혁 의지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는 자체 개혁 불가론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스스로 무덤을 팠다, 국정원에 대한 한 의원의 일침입니다.
<100억 수표 위조 주범, 경찰 검문받고도 도주>
▶ 100억 수표 위조 사건 주범이 이 사건에 앞서 40억 원대 어음 위조 사건으로 경찰 수배를 받아 왔는데, 경찰 검문을 받고도 도주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조혜령 기자가 보도합니다.
= 지난달 12일 국민은행 수원 정자지점에서 위조 수표를 내고 100억 원을 찾아간 위조 수표 사건.
이 사건 주범인 61살 나경술이 지난 3월 경찰의 검문 도중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명동 사채시장 관계자 A 씨는 "나 씨가 지난 3월 초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경찰의 불심 검문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나 씨는 100억 수표 위조 사건에 앞서 지난해 8월 표지어음을 위조해 47억 원을 챙겨 달아난 사건으로 경찰의 수배를 받아 왔습니다.
당시 경찰이 나 씨 주민번호를 조회해 기소중지 사실을 밝혀냈지만, 나 씨는 오히려 경찰에 "다시 조회해 보라"고 호통을 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의 말입니다.
"'다시 조회해 봐라' 하고 그 틈에 도망갔다"
A 씨는 경찰이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해당 내용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한편 나 씨가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은 때는 명동에서 쌍용차 농성 천막 방화 사건으로 경찰이 탐문 수사에 열을 올리던 시기였습니다.
▶ 이웃 간 방화에 살인까지 불러온 층간 소음만큼이나 층간 악취로 인한 갈등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열어 놓은 창문으로 악취가 끊임없이 들어와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연지 기잡니다.
= 30살 김 모 씨는 지난해 말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에 신혼집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래층에서 밤낮없이 올라오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 때문입니다.
복도는 물론 화장실 환풍기를 통해 집 안에 퍼지는 담배 연기도 불쾌감을 넘어 숨통을 조여 오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층간 소음과 달리 냄새의 근원지도 명확지 않아 항의하기조차 힘듭니다.
"냄새가 옆집에서 나는 건지, 아래층인지, 그 아래층인지. 괜히 항의했다가 아니면…"
이웃 간 얼굴을 붉히게 하는 생활 악취에는 각종 쓰레기 냄새나 담배 연기는 물론, 욕실이나 테라스 청소 때 올라오는 세제 냄새, 코를 아찔하게 만드는 화장실 하수구 냄새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규제 방법이 없습니다.
층간 소음의 경우 데시벨 등 측정 가능한 수치가 있어 규제가 가능하지만, 일반 가정집에서는 냄새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층간 악취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오늘도 애꿎은 관리사무소 문만 두드립니다.
<외제차 공세에 국내차도 '가격 인하' 맞대응>
▶ 엔저와 FTA 효과를 무기로 펼치는 외제차 공세에 우리나라 업체들도 '가격 인하' 카드로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의 가격 인하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용문 기잡니다.
= 국내 자동차 시장에 때아닌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안방을 호시탐탐 넘보는 외제차와 이를 지키려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방어전 때문입니다.
맏형인 현대차는 베스트셀러 모델인 <그랜저3.3>을 이번 주부터 대당 100만 원씩 깎아 팔고 있습니다.
한국지엠은 이달 중 새 차를 사면 휴가비를 지급하는 형식으로 사실상 최고 150만 원까지 값을 낮췄습니다.
르노삼성은 타사 준중형을 구입했다가
사실상 새 차 값을 그만큼 할인해 주는 셈입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이런 가격 인하는 엔저와 한-EU FTA를 등에 업은 외제차의 공세 때문입니다.
실제로 벤츠는 올 1월에 비해 차종과 모델에 따라 평균 120만 원 이상 내렸고, BMW도 5시리즈 가격을 120만 원정도 낮췄습니다.
폴크스바겐도 차종에 따라 최고 180만 원까지 내렸습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4대강 사업 감사와 관련해 감사원이 뭇매를 맞고 있네요.
= 조선일보 4면에 <감사원, 2010년 監査 땐 문제 없다더니…>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시 제대로 감사했으면 불필요한 예산 투입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당연하면서도 하나마나한 말을 했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권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정권이 바뀌니 '대운하를 염두에 둔 대국민 사기극'으로 돌변한 겁니다.
이러니 '독립된 헌법기관인 감사원이 정권 입맛에 맞게 정치적 감사를 한다'는 등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겁니다.
▶ 감사원 감사를 감사해야 할 판이군요.
= 조선일보 사설 제목이 바로 <감사원 '정권 입맛 맞추기 감사' 감사해야 할 판>입니다.
경향신문 역시 <'감사원의 4대강 감사'를 감사하고 싶다>는 사설을 실었고요.
국민일보는 <정권 따라 결론 달리 내는 감사원 비겁하지 않나>라고 호되게 질책했습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4대강도 감사원도 이대론 국민 신뢰 못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 국정원도 역풍을 세게 맞고 있는데요.
= 한겨레의 국정원 관련 사설 제목이 <이성 잃은 국정원 이대로 놔둘 건가>입니다.
국가 기밀인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무단 공개도 모자라 "회의록 내용은 NLL 포기"라고 멋대로 해석까지 하고 나선 국정원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한겨레뿐 아니라 소위 '보수신문'이라는 조선과 중앙도 사설을 통해 국정원을 질타하고 나섰습니다.
조선일보는 <국정원 제 발로 정쟁 끼어들면 국정원 망친다>고 충고했고, 중앙일보는 <정쟁 증폭하는 국정원 정상인가>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국정원 비판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는데, 국정원이 "알아서, 스스로 개혁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셀프개혁' 격려를 받고 너무 오버한 모양이네요.
▶ 박근혜 정부 들어 '통일부가 안 보인다'더니, 이제는 미래창조과학부도 안 보이는 모양이죠?
= 중앙일보가 오늘 1면에 <미래부가 안 보인다>는 기사를 크게 실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박근혜 정부가 부르짖고 있는 창조경제 핵심 부처로 출발했지만, 내놓는 건 재탕 정책뿐이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청와대에서도 미래부 활동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답니다.
기사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거창하게 만들어 놨으면 좋은 뉴스든 나쁜 뉴스든 뭐가 나와야 할 텐데 마치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네요.
▶ 휴대전화가 낙뢰를 유발하지는 않는다고요?
= 최근 빗속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60대가 벼락을 맞아 숨지면서 휴대전화와 벼락 간 상관관계를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요.
동아일보가 13면에 한국전기연구원이 수행한 관련 실험 결과를 실었는데, 한마디로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전기연구원이 인공 낙뢰 설비를 이용해 똑같은 조건에서 30여 차례 마네킹으로 실험한 결과 통화 상태 휴대전화를 든 마네킹과 그렇지 않은 마네킹 간 차이가 없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