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5일 100억 수표를 위조한 뒤 현금을 인출해 달아난 혐의로 주범 나경술(51)과 최영길(60)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나 씨 등은 지난달 12일 국민은행 수원 정자동 지점에서 100억짜리 위조수표를 제시해 계좌 두 곳에 분산 이체한 뒤 명동 주변 은행을 돌며 미화와 엔화 등으로 전액 현금으로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나 씨의 주도 하에 고액 자기앞수표를 입수해 현금화하기로 범행을 모의했으며 지난 2월 자금줄 김모(42) 씨와 바지사장 최영길을 섭외했다.
나 씨는 국민은행 한강로지점 차장 김모(42,구속) 씨를 통해 백지 수표를 확보했으며, 은행알선책 김영남의 소개로 국민은행 정자동지점 차장 조모(41) 씨를 통해 수표를 현금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환전한 100억원을 역할에 따라 자금책 김모(42) 씨 33억 3000만 원, 나경술 18억 9000만 원 등 차등 분배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건 직후 전담팀을 꾸려 나 씨 행방을 추적해온 경찰은 지난 12일 저녁 7시 10분 강남구 역삼동 L 호텔 노상에서 나경술을 격투 끝에 붙잡았으며 부산 친척집에 은신중이던 최영길을 이튿날인 13일 새벽 1시 42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직후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2~3일 간격으로 차량과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경찰의 추적을 피하면서 서울, 의정부 등 모텔과 고시원을 돌며 도주해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가 가담자가 있는지 조사하는 한편 위조 수표 사용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점을 금감원과 국민 은행에 통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