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만 해도 "오후 2시쯤에는 잠수부 투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후가 다 가도록 잠수부 투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기약도 없는 상황이다.
소방 관계자는 "섣불리 잠수부가 들어갔다가 추가 인명 피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40여 명의 특수 구조 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흙탕물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데다, 물속에 장애물이 있는지 여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도 잠수요원 투입이 늦어지는 이유다.
당국은 다만 원활한 배수작업을 위해 'ㄷ'자 형태의 구조물 7개와 마대 등을 맨홀에 설치해 한강물 유입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전날 밤부터 펌프 등 소방장비를 동원해 상수도관에 가득 차 있는 물을 빼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한강물 유입량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가족들은 서울시가 사고 현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찾아, 관계자에게 발길질을 하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사고가 발생한 전날 저녁부터 꼬박 밤을 새운 가족들에게 사과는커녕, 진행 상황조차 한마디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느 누구 하나 진심어린 사과를 하거나 어떠한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면서 "이 상태에서 기자들을 상대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수몰 사고에 대응하는 시공사와 소방당국의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가족들은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거나 늦게 받았다"며 "현장에서도 책임자들이 상황을 설명해주지 않고 스티로폼 하나 덩그러니 내어주고 하루 종일 앉아있게 했다"고 성토했다.
특히 장마철 폭우로 한강물이 불어난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게 한 시공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아들이 수몰돼있다는 한 가족은 "사고가 나기 전 현장 관리감독자 한 명이 가보기만 했더라도 이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무실에 앉아 보고만 받으니 현장을 알 턱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족 사투리를 구사하는 한 여성도 "사고 당일 아침에 남편이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일하러 가면 안 된다. 정말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근로자도 아는 사항을 책임자가 어떻게 모르느냐"며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