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해킹, 잡고나니 '일베' 고교생

"단순 호기심으로 범행 저질렀다" 진술

지난 5월 친일문제를 연구하는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를 해킹해 회원정보를 유출한 일명 '일베' 회원 고등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연구소 홈페이지를 해킹하고 일명 '일베'로 불리는 일간베스트저장소 사이트 등에 회원정보를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15)군을 16일 불구속 입건했다.

또 A군이 올린 회원정보를 일베에 다시 올린 B(16)군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A군은 지난 5월 11일 연구소 홈페이지를 해킹해 전체 회원의 10%에 달하는 회원 91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낸 뒤, 일베 게시판과 해외 정보공유사이트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은 일베 측이 A군의 게시물을 삭제하자, 해외사이트에서 A군이 올려놓은 회원정보를 찾아내 '민족문제연구소 죄인명단'이란 제목으로 다시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으며, 해킹 실력을 과시하려 보안이 취약한 사이트를 찾다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를 해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B군은 국제 해커그룹인 어나니머스가 북한 대남선전용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회원명단을 공개한 것을 보고 따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학생이 특별히 정치적 입장을 갖고 연구소에 악감정이 있는 게 아니라 단순한 호기심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둘 다 일베 회원이지만 서로 모르던 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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