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도심 침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주민들이 지목하고 있는 약사천 상류 오우수관 분류 하수관. 현장을 둘러보던 주민 1명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11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시 침수 피해를 입은 춘천 운교동과 효자 1동 주민들은 인공하천인 약사천 복원공사에 따른 상류 오우수관 분류화 사업이 빗물 역류 현상을 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사천 유량 유지를 위해 빗물을 모으고 송수관을 추가 설치해 하수관이 집중호수시 제역할을 하지 못해 역류현상이 벌어졌다며 춘천시에 책임을 묻고 있다.
17일 주민들과 함께 약사천 상류 오우수관 분류 공사가 진행된 하수관 안을 동행 취재했다.
중간쯤 도착하자 상수도 관로 하나가 파손돼 물이 폭포수처럼 솟구쳤다.
걸음을 옮기던 중 하수관 천장에 움푹 들어간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우수 유입구. 하지만 상부를 아스콘 포장으로 덮어버려 흔적만 남은 상태였다.
이같은 우수 유입구는 2개 더 발견할 수 있었다. 동행한 한 주민은 "이렇게 우수 유입구를 막아버리니까 도로 위에 빗물이 그대로 누적될 수 밖에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하수관로와 약사천 시점이 만나는 곳에는 여러 개의 관로가 거미줄처럼 엉켜있었다.
현장을 함께 둘러본 주민 김봉옥(61) 씨는 "약사천 복원 공사를 하고 상류 오우수관 분류화사업을 한다면서 하나도 정리를 안한 관로들이 집중호우가 내리면 물막이 현상을 불러 침수 피해를 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문단은 세분화한 분당 집중호우 강수량과 하수관 통수 능력 등을 토대로 하수관로 내부의 관로들이 침수에 영향을 얼마나 미쳤는지를 분석해 제시할 예정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빠르면 모레(19일)쯤이면 침수 원인에 대한 잠정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 주민들도 자문단을 꾸려 원인 조사에 착수한다면 공동 회의도 열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는 전날 침수원인을 공법상의 문제가 아니라 집중호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