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탐정 "집 나간 고양이 이것만 알면 찾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주석 고양이탐정

여러분 고양이 탐정이라는 직업을 들어보셨습니까? 요즘 이색직업이 참 많아지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고양이 탐정은 생소해도 너무 생소하죠. 바로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는 직업인데요. 애완용 고양이 키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또 그중에 잃어버린 고양이가 얼마나 된다고 이런 직업이 다 생겼을까 싶은데 생각보다 상당히 많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고양이 탐정, 노주석 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노 탐정님, 안녕하세요.

◆ 노주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나라에서 애완용 고양이를 얼마나 키웁니까?

◆ 노주석> 한 100만 마리 이상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그중에서 한 해 잃어버리는 고양이의 숫자도 집계된 게 있나요?

◆ 노주석> 정확한 집계는 아니지만 4만 마리 이상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 해에 약 4만 마리. 그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는 일을 하신다고요?

◆ 노주석> 네.

◇ 김현정>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 노주석> 처음에는 제가 키우던 고양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 고양이를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직접적으로 제가 찾다가 이 일까지 하게 됐죠.

◇ 김현정> 내 고양이를 찾고 보니까 이 고양이 찾아주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구나, 해볼 만한 일이구나 이렇게 생각하신 거예요?

◆ 노주석> 네. 그게 한 2년 정도 됐어요.

◇ 김현정> 그러면 2년 전부터 아예 고양이탐정, 고양이 찾아주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신 거예요?

◆ 노주석> 네.

◇ 김현정> 부업이 아니고 본업인가요?

◆ 노주석>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실례지만 원래는 뭐하던 분이세요?

◆ 노주석> 유기견 보호센터라는 곳에서 강아지를 보호, 관리 하고 있었어요.

◇ 김현정> 원래 동물을 사랑하시던 분이군요. 그러다가 강아지가 아닌 고양이 찾아주는 탐정이 되셨어요. 그런데 이걸 직업으로 삼을 만큼 찾아달라는 의뢰건수가 충분히 있습니까?

◆ 노주석> 그럼요. 의뢰건수가 하루에 두 건 이상씩은 꾸준히 들어오고 있거든요.

◇ 김현정> 지금까지 몇 마리나 찾아주셨어요? 다 성공하는 건 아닐 테니까.

◆ 노주석> 그렇죠. 지금까지 70~80마리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가장 궁금한 것. 도대체 어떻게 찾으세요?

◆ 노주석> 보통 고양이 같은 경우는 영역동물이라 바깥에 나가도 강아지처럼 어디 돌아다니거나 그러는 게 아니거든요. 보통 바깥에 나가면 숨어요. 그 숨는 곳을 저희가 직접적으로 찾아드리는 거죠.

◇ 김현정> 사실 강아지는 잃어버리면 찾기가 어렵다고 그러잖아요. 워낙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기 때문에. 근데 고양이는 그렇지 않나 봐요?

◆ 노주석> 네. 자기 몸을 내놓고 강아지처럼 돌아다니거나 하지 않아요.

◇ 김현정> 그럼 어딘가에 숨어 있을 거라는 그 습성을 이용해서.... 근데 그것만 가지고 되나요?

◆ 노주석> 일단은 고양이가 나가면.. 보통 발견되는 걸 보면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가까이 있어요. 주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가까이 있는데. 예를 들어서 보통 저희가 발견하는 게 집에서10m, 20m 내외거든요.

◇ 김현정> 우리가 달리기 해도 보통 100m인데, 굉장히 가까이 있네요?

◆ 노주석> 그렇죠. 그렇지만 20m로 잡고, 또 동그랗게 그만큼 원을 그려서 생각해 보면 그게 굉장히 짧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보통은 어디서부터 찾기 시작하세요?

◆ 노주석> 가까운 데부터 시작해요. 만약 아파트에서 잃어버렸다고 그러면 계단이나 소화전, 아니면 복도식 아파트 같은 경우 물건 같은 것을 앞에 많이 쌓아놓잖아요. 그런 틈새라든지, 지하실 같은 데 있죠. 지하주차장도...

◇ 김현정> 그러면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찾아낸 건 얼마 만에 찾으셨어요?

◆ 노주석> 저희가 의뢰를 받고 주차장에 차를 댔는데, 그 차 옆에 고양이가 있었던 적도 있고요.

◇ 김현정> (웃음) 신고 받고 출동했는데 차를 딱 세우자마자 문 여니까 거기 있어요?

◆ 노주석> 바로 옆 차량 밑에요. (웃음)

◇ 김현정> 아니, 그 주인은 왜 못 찾으셨을까요. 그렇게 가까이 있는데?

◆ 노주석> 그런데 차량 밑에 있으면, 타이어 옆에 숨어 있으면 잘 안 보이거든요.

◇ 김현정> 즉 습성을 정확히 알면 주인들도 찾을 수 있는데, 그러니까 전문가의 노하우가 있는거군요. 탐정님은 어떤 고양이가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 노주석> 한번은 출동을 갔는데요. 아파트 12층에서 고양이가 떨어져서 수색의뢰가 들어온 적이 있어요.

◇ 김현정> 12층에서 떨어졌는데 어디로 갔는지 못 찾겠다, 찾아 달라?

◆ 노주석> 네. 그래서 저희가 가서 수색을 했는데. 그 앞에 보니까 나뭇가지가 많이 부러져 있더라고요. 그런 나뭇가지 쪽으로 떨어진 것 같아서 수색을 하다보니까 발견 했는데, 고양이가 하나도 안 다쳤더라고요. 12층에서 떨어졌는데.. 주인도 12층에서 떨어졌으니까 상심하셨다가 찾으니까 굉장히 좋아하고, 또 저도 뿌듯했던 기억이 있네요. (웃음)

◇ 김현정> 알고는 있었지만 고양이가 참 유연하기는 유연하군요(웃음). 어디 한 군데도 다친 데가 없었나요?

◆ 노주석> 네. 그게 또 떨어지면서 나무에 걸쳐져서 외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반면에 좀 마음 아팠던 경우도 있습니까?

◆ 노주석> 마음 아팠던 경우는 통상적으로 저희가 3일 이내에 가면 찾을 확률이 제일 많거든요. 그런데 15일 정도가 지난 고양이를 찾는 의뢰가 들어와서 간 적이 있어요.

◇ 김현정> 보름 동안이나 기다리다가.. 물론 주인도 찾아보셨겠죠. 찾다 찾다 안 돼서 전화하신 거겠죠?


◆ 노주석> 네. 저희가 가서 찾았는데.. 고양이가 아파트 홀 구석에 웅크리고 죽어있더라고요, 말라서.. 그런 경우에 굉장히 가슴 아팠고 일을 하면서 많이 힘들죠.. 그런 부분은요.

◇ 김현정> 결국은 지금 하는 일이 가족을 찾아주시는 것과 같은 일이네요?

◆ 노주석> 그렇죠. 키우시는 분들한테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죠. 저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거든요. 저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 김현정> 그런데 노 탐정님, 고양이만 찾으시는 거예요? 강아지는 안 찾으세요?

◆ 노주석> 강아지 같은 경우도 저희가 찾긴 하는데요. 강아지는 고양이처럼 이렇게 직접적으로 찾는 것보다 전단지나 아니면 현수막 같은 걸 이용해서 찾는 게 가장 빨라요.

◇ 김현정> 강아지는 고양이보다 찾을 확률이 낮습니까, 높습니까?

◆ 노주석> 강아지는 워낙 사람을 잘 따르고 하니까, 돌아다니다가 사람 손에 의해서 보호되고 있을 확률이 많아요.

◇ 김현정> 누구를 따라가 버리는 경우, 그 경우에는 그 사람이 신고해 주지 않는 한 찾기가 어려울 수 있군요?

◆ 노주석> 그렇죠.

◇ 김현정> 고양이탐정 노주석 씨를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 청취자들 들으시면서 ‘혹시 비용이 비싸진 않습니까?’ 이런 질문 들어오는데 얼마나 받으세요?

◆ 노주석> 저희가 찾았을 때 사례금으로 20만원을 받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까지 70마리 잡으셨다고 하니까 큰 돈벌이는 아닌 것 같고. 이거는 그야말로 사명감과 보람으로 동물을 사랑해서 하시는 일이네요.

◆ 노주석> 그렇죠. (웃음)

◇ 김현정> 고양이탐정이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있습니까?

◆ 노주석> 제가 알기로는 한 2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 김현정> 2명? 노주석 씨 외에 2명 더?

◆ 노주석> 저 포함해서 2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말 귀한 직업이네요. 고양이탐정, 우리나라에 딱 2명밖에 없는 분 중의 한 분을 오늘 만났습니다. 앞으로도 사명감으로 계속 열심히 뛰어주세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