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진 장맛비에 지쳐있던 시민들이 모처럼 햇살이 내비친 주말 오후 야외로 나왔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분수대에는 물장구를 치며 습하고 지루했던 한 주를 날려버리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분홍색 수영복을 차려 입은 두 딸들에게 발장구를 가르치던 박창하(39) 씨는 "너무 좋아요"라며 함박 웃음을 짓는 딸들을 보며 뿌듯해했다.
정연수(36) 씨는 친구들과 함께 물가에 설치한 그늘막에 앉아 "계속 비가 와서 답답했는데, 오랜만에 아이들 데리고 나오니 밥도 안 먹고 물놀이 중"이라며 한가한 오후를 보냈다.
하지만 쨍쨍했던 햇살은 잠시, 거짓말처럼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또 한 차례 빗줄기를 쏟아졌습니다.
수박을 잘라 먹던 시민들도 별안간 내리는 비에 황급히 우산을 펼쳐 들어야 했다.
돗자리 위에 앉아 치킨을 먹는 아이들을 위해 커다란 우산을 받쳐 들고 선 송선하(43) 씨는 "오늘 저녁부터 비가 온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갑자기 쏟아지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씨는 "아이들은 호랑이 장가간다며 신나 한다"며 힘든 기색 없이 웃음을 보였다.
몇달 전부터 예약이 밀려들었던 여름 한강 캠핑장도 며칠째 계속된 폭우 탓에 개장하는 데 애를 먹었다.
텐트 설치와 번호표 배부 작업이 지연돼 이날 오후 3시부터 입장하기로 했던 시민들은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 우왕좌왕 했다.
21일인 주말부터 다음주까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다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