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총선에서 공명당과 더불어 중의원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자민당 아베 신조 내각은 참의원과 중의원 모두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닦았다.
또한 일본은 2016년 7월에 열리는 참의원 선거 이전에는 선거가 없어 아베가 스스로 중의원을 해산하거나, 사퇴하지 않는 한 아베정권의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NHK에 따르면 전체 242석의 절반인 121석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 65명을 당선시켜 '비개선 의석(이번 선거 대상이 아닌 의석)' 50석을 포함, 115석을 획득해 참의원 제 1당에 올라섰다.
자민당과 연립당인 공명당은 11석을 얻으며 '비개선 의석' 포함 20석으로 나타나 두 연립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135석을 확보했다.
따라서 이 두 연립여당은 참의원 상임위원장을 독점 하게 됐고 모든 상임위 의원의 과반수를 확보하게 됐다.
종전 참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17석을 확보하는데 그쳐 '비개선 의석'을 포함, 59석을 보유하게 되면서 참의원 제2당 위치로 내려가게 됐다.
◈ 외신들, "日, 주변국과 외교관계 악화 심화 될듯"
한편, 한국. 중국 등 이웃국가들과 역사인식,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아베 정권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일본의 국수주의는 한층 강화돼 주변국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한국시각) 일본 참의원 선거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이번 승리로 아베 총리는 최근 약 10년간 어떤 일본 지도자도 갖지 못한 국정장악력을 확보하게 됐다" 면서 "이런 정치력을 바탕으로 경제,외교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열렬한 국수주의자로 알려진 아베 총리는 더 대담하게 아시아 역사에 대한 수정주의적 시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중국과 한국 침략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도 이날 연립여당의 참의원 선거 대승 소식을 전한 뒤 "이번 승리는 '매파'인 아베 총리에게 평화헌법 개정을 비롯한 보수정책 목표를 추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면서 "이는 이웃인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를 더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 '평화 헌법' 제 9조등 개헌 움직임 탄력 받나
이번 선거의 압승으로 과반을 확보한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평화헌법'등에 대한 개헌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행 일본 헌법 96조는 '헌법 개정은 각 의원의 중·참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국회가 발의하고, 국민에게 제안하여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 정부는 이 헌법 96조의 내용 중 '중·참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에서 '과반 찬성'으로 개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일본 국민의 여론은 개헌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1947년 5월 3일부터 시행된 뒤 한번도 바뀐 적이 없는 헌법 개정이 궤도에 오를 여지가 생긴 셈이다.
이 헌법 96조의 개헌은 결과적으로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를 바꾸려는데 있다. 자민당은 이미 지난해 발표한 헌법 개정 초안에 '자위권의 명기, '국방군의 설치' 등을 포함했다.
헌법 9조를 개정함으로써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고쳐 최종적으로 실제적인 군대 보유의 목적을 드러낸 셈이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러한 일본 정부의 개헌 움직임에 대해 "헌법을 개정한다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며 "아베 정부나 정당대표들의 역사 감각 부재와 올바른 견해의 부재에 어이가 없다. 생각이 부족한 사람은 헌법 같은 것을 손대지 않는 편이 낫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또한 그는 "헌법 9조에 비추어 보면 자위대는 아무래도 이상하지만 그 편이 좋다"며 "(자위대를)국방군으로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발언을 해 아베 정부와 대비되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일본군 위안부 망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의 일본 유신회는 8석을 확보하며 비개석 의석 포함 9석을 보유하게 됐고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한 극우파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는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