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주인 A 씨는 제복에 흉장을 착용하고 삼단봉까지 든 경찰 입에서 '단속'이라는 말이 나오자, 지레 겁을 먹고 전 씨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전 씨는 강남 일대 다른 노점상에서도 '단속'을 빌미로 돈을 내지 않고 수시로 식사를 제공받았다.
노점상을 돌며 공짜로 밥을 먹고 다니던 전 씨는 강남대로에서 교통 단속을 하다 덜미를 잡혔다.
지난 22일 자정무렵 강남구 역삼동의 한 차로에서 호각을 불며 교통정리를 하던 중 "경찰을 사칭하는 자가 있다"는 첩보를 받고 잠복중이던 경찰에 잡히고 만 것이다.
알고보니 전 씨는 '가짜 경찰'. 그가 보여줬던 경찰 신분증과 권총 등도 모두 가짜였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상습공갈과 절도, 공무원 사칭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전 씨는 최근 한 달 동안 강남과 서초구 일대 노점상과 포장마차 등 3곳에서 12차례에 걸쳐 음식과 가방 등을 상습적으로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씨는 또 지난 13일 서초동의 한 클럽 앞에서 만취한 20대 후반 남성에게 다가가 "신분증을 보여달라"며 지갑을 훔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전 씨는 노점상인들이 가짜 경찰임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경찰 신분증을 위조하고, 제복도 갖춰 입은 뒤 도로에서 실제로 교통정리를 하는 등 경찰 행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 씨가 갖고 있던 권총과 삼단봉 수갑 등은 모두 남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가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 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찰관이 되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전 씨의 추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