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25일(한국 시각) 홈페이지에 "왼발목을 접질린 켐프를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리고 투수 테드 릴리를 대신 올렸다"고 전했다. 베테랑 좌완 릴리는 일단 불펜에서 힘을 보탤 예정이다.
벌써 세 번째다. 전반기 오른쪽 허벅지와 왼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켐프는 복귀하자마자 다쳤다. 지난 22일 워싱턴 원정에서 9회 어설픈 슬라이딩으로 발목을 삐었다.
이날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터라 더 아쉬웠다. 여기에 9-2로 크게 앞서 승부가 이미 결정된 9회 다소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 다친 것이었다. 2사 만루에서 3루 주자로 있다 후속 타자 땅볼 때 뒤늦게 홈으로 들어오다 상대 투수에 부딪혀 발목을 접질렸다.
현재 다저스에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다. 핸리 라미레스, 애드리언 곤잘레스 등 중심타자들이 워낙 뜨거운 데다 외야에도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쿠바발 태풍' 야시엘 푸이그를 비롯해 안드레 이디어, 칼 크로포드 등 2명의 올스타 출신이 있다. 여기에 내외야는 물론 투수까지 가능한 멀티맨 스킵 슈마커도 있다.
이디어는 그동안 부진에서 벗어나 7월 타율 3할3푼3리 7홈런 3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크로포드도 7월 타율 2할8리로 부진하지만 최근 4경기 연속 안타에 2경기나 3안타를 때려내는 등 살아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련은 남는다. 켐프가 올해 62경기 타율 2할6푼3리 5홈런 27타점으로 다소 부진하지만 2011년 타율 3할2푼4리 39홈런 126타점을 올렸던 만큼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22일 복귀전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더욱이 푸이그가 6월 타율 4할3푼6리의 뜨거운 기세에서 7월 2할6푼9리로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켐프가 있다면 다저스로서는 적절히 휴식을 주면서 한결 외야 운용이 수월해질 수 있었다. 내외야에 뜻밖의 부상 변수가 올 수도 있다.
수비에서도 아쉽다. 켐프의 자리인 중견수를 주로 맡고 있는 이디어는 줄곧 우익수로 뛰었다. 아마추어 시절 이후 처음 중견수를 맡아 곧잘 해주고 있지만 발이 상대적으로 느려 수비 범위가 넓지 못하다. 푸이그도 중견수로 출전하기도 했지만 경험이 적다. 켐프는 류현진 등판 때도 멋진 슬라이딩 캐치와 강력한 송구를 뽐내기도 했다.
일단 켐프의 복귀는 15일 뒤다. 최근 다저스가 22승5패의 경이적인 승률을 올릴 때도 켐프가 제대로 뛴 경기는 9경기에 불과했다. 과연 다저스가 켐프 부상의 변수를 어떻게 극복해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