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태해결을 위한 6차 남북 실무회담이 결렬된 25일 오후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중대 결심'을 언급했다. "북한이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정부로서는 중대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대한 결심의 내용이 무엇인지, 결심은 언제 무엇을 계기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는 상태다. 김 대변인은 26일 중대결심의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성명 이상의 내용은 답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같은 질문에 답을 피하면서 "재발방지 보장과 발전적인 정상화, 이것이 정부의 분명한 원칙이고 입장"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정부가 향후 결정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중대결심의 내용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수순은 개성공단의 영구 폐쇄가 될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우리 측 직원들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로 내놓을 카드가 별로 없고, 결정적으로 북한이 재발방지 문제에 있어 태도 변화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잠정폐쇄 사태의 원인이 북한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우리 측 주장은, 북측 입장에선 굉장한 도전이다. 이 문제를 '최고 존엄'에 대한 도전, 나아가 체제에 대한 도발이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남북이 이 문제에 관해서는, 한쪽이 완전히 모든 것을 잃는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것이다. 원칙과 원칙이 충돌하는 형태로 회담이 진행되면서 일각에서는 "6차까지 간 거면 예상보다 많이 갔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중대결심의 시점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최대한 모호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의 무력도발의 수위를 높이며 올해 상반기와 같은 안보 환경을 만들 경우가 되지 않겠냐는 얘기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