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8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8시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4차 범국민 촛불대회를 열고 국정원 사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 5000여명(경찰 추산 75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참석자를 기록했다.
이날 행사는 국정원을 규탄하는 자유발언과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들로 진행됐다.
박석운 시국회의 공동대표는 "국정조사가 파행에 이르렀고, 국회는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국정조사 파행의 책임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책임"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또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라"면서 "국정원이 개혁될 때까지 힘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신대학교 김유진 학생은 "국정원 대선 개입의 최대 수혜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조사 파행을 주도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반드시 국민 앞에 책임지고 사죄해야 할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은 20일도 채 남지 않은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회사원 이모(28) 씨는 "국민들이 버젓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정부는 뻔히 보이는 진실을 덮으려고만해 답답하다"면서 "학생들도 촛불을 들고 나오는데 지켜만 볼 수가 없어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민주당 진선미 의원, 진보당 이성규 의원 등이 참석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다음달 10일 10만개의 촛불을 밝힐 것을 약속했다.
인터넷 파급력이 엄청난 한국사회에서 국정원이 댓글 조작으로 대통령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경찰 지휘부가 축소 은폐에 나섬으로써 대통령 선거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에 대한 국민 저항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