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후반 45분' 홍명보 호, 일본에 졌다

후반 막판 결승골 허용해 1-2 패…동아시안컵 2무1패로 마무리

홍명보가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맞이한 첫 번째 한일전은 처참한 패배로 끝났다.

그토록 기다렸던 '홍명보 호'의 첫 골이 마침내 터졌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13년만에 다시 잠실벌에서 열리는 A매치, 특히 그 의미가 남다른 한일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 4만7천여명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호'는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8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대회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후반 막판 일본의 경계대상 1호 가키타니 요이치로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이로써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첫 대회로 관심을 끌었던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한국은 승리없이 2무1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1무2패에 그친 호주에 간신히 앞서 3위를 차지했다.

2승1무를 기록한 일본은 우승을 차지했고 1승2무의 중국이 그 뒤를 이었다.

이날 경기는 홍명보 감독의 첫 한일전으로 관심을 끌었다. 내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활약할 옥석을 발굴하기 위해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 결과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뒀던 홍명보 감독이지만 한일전만큼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 중반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토록 바라던 첫 골이 터졌기 때문이다.

대회 첫 날 호주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는 FC서울의 미드필더 윤일록의 홍명보 감독에게 사령탑 데뷔 후 첫 번째 골 세리머니의 감격을 선물했다.

윤일록은 0-1로 뒤진 전반 33분 좌측 진영에서 골에어리어 바깥 중앙으로 돌파를 하다 이승기와 기막힌 리턴패스 호흡을 선보였다. 이승기의 패스로 순간 공간을 확보한 윤일록은 절묘한 감아차기로 골키퍼의 키를 넘기며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윤일록이 쏘아올린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은 앞서 호주, 중국전에서 연거푸 0-0 무승부를 거뒀던 '홍명보 호'의 공식적인 첫 번째 골로 기록됐다.

지난 2경기에서 무실점 짠물 수비를 선보였던 한국은 전반 25분 대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일본 수비수가 자기 진영에서 멀리 찬 공이 경계대상 1호로 평가받은 스트라이커 가키타니 요이치로에게 연결됐고 그는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8분만에 터진 윤일록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되찾았다. 이후 양팀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공방전을 펼쳤지만 서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승부는 막판 집중력에서 갈렸다. 무승부로 끝나는 듯 보였던 후반 45분경 가키타니의 벼락같은 슈팅이 또 한번 한국의 골문을 갈랐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빠져나온 공을 잡은 가키타니는 침착한 왼발슛을 성공시켰다.

통한의 결승골. 오랜만에 잠실벌을 찾은 '붉은 악마'들은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 채 쓸쓸히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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