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 1비서가 외신기자들에 둘러싸여 걷는 모습은 특히 '은둔의 지도자'였던 아버지 김정일과 확연히 대조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서방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다소 '어려운 질문'이 여과없이 노출됐지만, 김 제 1비서는 미소를 유지하며 여유있게 걸었다.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전승일 야간무도회에서 당 간부로 추정되는 이들이 하품을 하거나 조는 모습이 '그대로' 외신에 실린 것도 '변화된 북한'을 알리는 일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품하다 걸린 간부들이 기강이 빠졌다는 이유로 문책당하는 것은 아니냐"며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사진 속 인물들의 태도는 매우 자연스럽다.
이밖에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실신한 북한 병사를 동료들이 업고 나가는 모습도 미국 CNN 기자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그동안 북한은 철저히 통제된 장면만을 외신에 공개해왔었다.
'거대한 무대', '극장국가'라는 수식이 붙는 북한이 이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을 노출시킨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마디로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개방을 중시한다"고 국제사회에 어필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교육을 받은 김 제1비서 개인의 성향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분히 의도적인 노출이라고 하더라도, 정부는 일단 긍정적인 변화라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 북한이 외신기자들을 향해 보여준 것처럼, 개성공단 등 남북 사이의 문제에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