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BC방송 등 외신은 "같은 날 태어난 브라운 부부가 하루 차이로 세상을 떠났다"며 94살 동갑내기 미국 노부부의 이야기를 전했다.
고등학생 레스와 헬렌은 서로 첫눈에 반했다. 1918년 12월 31일로 생일도 같았다.
양가는 가정 환경이 크게 달랐다. 레스의 아버지는 부유한 사업가였고 헬렌의 아버지는 가난한 노동자였다. 집안의 반대가 거셌지만, 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레스는 해군 사진사로 근무하다 제대한 후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헬렌은 가끔씩 부동산 일을 하며 지냈다. 슬하에 아들만 셋을 뒀다.
지난해 10월 16일, 두 사람은 결혼 75주년을 맞았다. 당시 레스는 파킨슨병으로 오랜 투병생활 중이었다. 헬렌도 위암판정을 받을 무렵이었다.
힘든 투병 생활 중에서도 두 사람은 키스를 나누고 자주 손을 잡고 산책했다. 이웃들은 두 사람을 "즐겁게 사랑하는 예쁜 커플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길지 않았다. 레스가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다. 헬렌의 불안감은 커졌고, 위암도 급격히 진행됐다. 결국 지난 16일 헬렌이 먼저 눈을 감았다. 그러자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레스도 다음날 조용히 부인을 뒤따랐다.
막내아들 대니얼은 "어머니는 자주 '아버지가 먼저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아버지는 '어머니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 바람은 결국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