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의 공백에도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착실하게 소화한 덕분에 한화의 5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공백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게다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격폼까지 바꿨으니 더욱 적응이 어려웠습니다. 지난 5월28일 잠실 LG전에서야 마수걸이 홈런을 때릴 정도로 방망이가 헛돌았습니다. 6월까지 타율도 2할3푼2리에 그쳤습니다.
덩달아 출루율까지 낮아졌습니다. 예전에는 '김태완이 치지 않으면 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 정도로 김태완의 선구안은 빼어났습니다. 실제로 2009년 72개, 2010년 86개의 볼넷을 얻어내면서 2년 연속 4할대 출루율을 기록했습니. 하지만 올해는 겨우 27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데 그쳤습니다. 아무래도 계속 타격폼이 바뀐 탓이겠죠. 김태완도 "내 눈은 똑같다. 폼 변화에 따라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습니다.
그런 김태완의 방망이가 7월 다시 매서워졌습니다. 42타수 15안타, 타율 3할5푼7리를 기록 중입니다. 홈런은 없지만 2루타 3개를 쳤습니다. 갈팡질팡하던 타격폼을 다시 예전의 자세로 바꾼 덕분입니다. 또 공익근무 전 함께 했던 장종훈 타격코치가 다시 1군으로 올라오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김태완은 "폼이 확실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라 조금 힘들다. 하지만 시즌 내내 폼을 좁혀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잘 되기 위해 폼을 바꾸는 것이다. 초반에는 실패했지만 점점 좁혀지고 있다. 처음에 50%였다는 지금은 60~70% 정도"라면서 "장종훈 코치님이 아무래도 예전에 계속 같이 있어서 그런지 힘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김태완은 내년이 더 기대되는 타자입니다. 그래서 김태완에게 올 시즌은 결과가 아닌 '과정'입니다. 2년 공백 덕분에 잔부상이 많았던 몸도 어느 때보다 건강한 것도 내년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김태완은 "내년까지 폼을 확실히 만들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가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흔들리기 때문이다. 내년 캠프에서 많은 것을 해보고 확실히 준비해서 나오겠다. 홈런은 폼이 확실해지면 나온다. 힘이 없어서 안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조금함은 없다"면서 "2년 쉬고 나니까 매년 아팠던 것이 없어서 좋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기다리는 홈런이 나오지 않아도 김태완은 찡그리지 않습니다. 바로 달콤한 결실이 기다리고 있는 '과정' 위에 있기 때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