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커쇼가 내려가자 다저스가 무너졌다. 최근 잘 던지고 있는 다저스 불펜이지만 불안감은 여전했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양키스와 홈경기에서 9회에만 3점을 내주면서 0-3으로 패했다. 4연승을 마감한 다저스는 57승49패를 기록하며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격차가 2.5경기로 줄었다.
명품 투수전이었다. MVP 후보로 거론되는 커쇼는 명불허전이었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느린 커브로 탈심진 5개를 솎아냈다. 8회까지 투구수도 97개에 불과했다. 특히 4회 버논 웰스를 시작으로 8회 닉스까지 12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면서 고작 29개의 공만 던졌다.
구로다 역시 7이닝 동안 8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7회에만 피안타 3개를 맞기도 했지만 끝내 무실점으로 7이닝을 소화했다. 그야말로 명품 투수전을 완성시켰다.
계속된 '0'의 행진 속에 9회초 커쇼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온 로날드 벨리사리오가 양키스 선두 타자 데릭 지터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로빈슨 카노, 알폰소 소리아노의 연속 내야 땅볼로 2사 2루가 되자 양키스는 대타 스즈키 이치로를 냈고, 다저스는 고의 볼넷을 선택해 비어있는 1루를 채웠다. 양키스가 다시 한 번 좌타자 라일 오버베이를 투입하자 다저스도 좌완 파코 로드리게스를 마운드에 올려 맞불을 놨다. 볼 카운트는 투 스트라이크-원 볼.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로드리게스의 커브가 가운데로 몰렸고, 오버베이는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길었던 '0'의 행진을 끝냈다.
다저스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이번에는 실책에 울었다. 제이슨 닉스의 평범한 뜬 공을 2루수 마크 엘리스와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부딪히면서 놓쳤고, 2루 주자 이치로, 1루 주자 오버베이가 모두 홈을 밟았다. 승부가 완전히 갈리는 순간이었다.
결국 다저스는 9회말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에게 삼자 범퇴를 당하면서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