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안전사고 책임 물어 삼성엔지니어링 대표 전격 경질

울산 삼성정밀화학 공사장 물탱크 사고
이건희(71) 삼성전자 회장이 울산의 삼성정밀화학 공사장 물탱크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삼성 엔지니어링의 대표이사를 전격 경질했다.


이 회장은 일본과 유럽 방문 등 3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지 5일만에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

삼성은 박기석(59) 삼성 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을 경질하고 후임 대표에는 박중흠(59) 운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최고경영자(CEO)에게 묻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최근 안전환경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조직문화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 최고 경영자에게 책임을 물어 그룹 모든 계열사들의 안전환경 의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중 인명사고 발생에 따른 책임을 통감하고 앞으로 안전환경사고 근절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관계사 CEO들에게 안전환경 관련 시설투자 조기 집행과 현재 추진 중인 안전환경 전문인력 확충을 포함한 안전환경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최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은 이번 사고 원인을 면밀히 조사해 대표이사 교체 외에도 책임 있는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할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달 26일 울산사고와 관련해 3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뜻하지 않은 사고로 유가족과 국민께 걱정을 끼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번 사고와 교훈삼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삼성은 '안전관리 스탠더드'를 제정해 10월 말까지 각 계열사에 배포할 예정이며 각 사는 올해 안에 기존의 표준 작업 절차서를 개선하게 된다.

삼성은 안전 환경 분야의 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신입사원과 경력사원 150명씩을 각각 채용하는 등 해마다 지속적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마이스터고 출신 중에서도 선발하고, 국내 안전 환경 관련 인력이 부족한 업계 실정을 감안해 해외에서 근무 중인 한국인도 채용을 추진한다.

삼성은 안전 환경연구소 산하 팀을 임원급 조직으로 운영하고 현재 2팀 → 6팀으로 조직을 확대·개편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 밖에도 신입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아우르는 계층별 교육 강화, 협력사 안전교육 제반비용 부담 등을 통해 안전의식과 작업환경, 안전관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할 방침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