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간 칸막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터운 장막을 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의 수문 개방과 관련해 양 부처 간 연계 운영이 겉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조 발생이 심각한 낙동강 유역은 조류 경보까지 발령돼 환경부가 수문 개방을 요청했지만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는 저수량 부족등의 이유로 수문 개방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4대강 녹조 확산 비상…대책은 엇박자
기온이 오르면서 4대강에 녹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비가 오지 않아 수량이 부족한 낙동강 유역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장하나 의원 (민주당, 비례대표)이 공개한 ‘낙동강 보 구간의 남조류 개체수 현황’에 따르면 달성보는 남조류 개체수가 지난해 3,612개에서 올해는 12,888개로, 합천 창녕보는 지난해 4,939개에서 올해는 18,672개로 증가하는 등 낙동강 중하류 구간의 보에서 지난해 보다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은 “보가 건설되면서 강물의 체류시간이 증가하고 기후변화로 폭염과 가뭄이 되풀이되면서 녹조현상은 매년 재앙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국토부 산하 낙동강홍수통제소와 수자원공사에 남강댐과 합천보, 함안보의 수문을 개방해 줄 것을 1일 공식 요청했다.
그러나 낙동강홍수통제소와 수자원공사측은 비가 오지 않아 수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문 개방에 따른 저수량 확보가 쉽지 않다며 수문개방을 미루고 있다.
◈ 4대강 종합관리…부처 간 불협화음 이어져
4대강에는 현재 16개의 보가 설치돼 있으며, 보의 수문 개방과 수질관리 등 종합운영 방안은 4대강 유역환경청과 국토교통부 산하 4대강 홍수통제소가 관계기관 운영협의회를 구성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4대강 보의 수질관리와 수문개방 등 업무 협의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사전 협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 관리는 국토부와 환경부가 이미 마련된 시나리오에 따라 업무 협조를 통해 진행돼야 하며, 시나리오가 잘못됐다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4대강 관리 업무가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또다른 환경부 관계자는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등이 참여하는 연계운영협의회가 구성돼 있지만 4대강 관리업무가 수질과 생태환경 보전 등 환경적인 부분 보다는 물의 양을 맞추는 기능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연계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4대강 보의 기능은 환경뿐 아니라 전력생산과 안정적인 수량 확보 등 다양한 역할이 있는 만큼 연계운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4대강 녹조 발생…국토교통부는 괴롭다
4대강의 녹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사실 국토교통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여있다.
4대강 사업을 주도했던 국토교통부 입장에서는 16개 보의 수문을 개방할 경우 녹조 발생의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고, 그렇다고 보의 수문을 마냥 닫아 놓을 경우 녹조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4대강 보의 수문을 모두 열어 상시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당초 4대강 사업의 합리성과 타당성으로 내세웠던 수량 확보를 스스로 포기하는 꼴이 된다”며 “현재로썬 필요에 따라 수시 개방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4대강 종합관리를 위해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며 “녹조 발생이 4대강 사업 때문인지는 총리실 조사평가위원회가 구성돼서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