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女살해 피의자 경찰관 "임신 합의금 문제로 다투다 살해"

"이제야 마음 편안하다"...딸 생일 때문에 군산 잠입

군산 실종 여성 살해사건의 피의자인 경찰관 정완근(40.경사) 씨는 범행을 자백한 뒤 "이제야 마음이 편안하다. 가족이 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으로서 시민을 살해한 자괴감과 죄책감, 8일에 걸친 도주행각에 지친 복잡한 심경이 묻어나는 말로 보인다.


정 씨는 지난 2일 오후 6시 32분께 충남 논산시 취암동의 한 PC방에서 자신과 관련된 기사를 검색하다 경찰에 붙잡힌 뒤 오후 8시 40분께 군산경찰서에 압송됐다.

범행 여부를 묻는 경찰 조사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정 씨는 최종선 군산서장과 면담을 한 뒤 오후 11시께부터 입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자정 무렵까지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정 씨는 실종 여성을 목 졸라 살해했고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이에 따라 정 씨는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변경됐고, 그간 받고 있던 감금 혐의도 살인 및 사체유기로 바뀌었다.

3일 오후 3시 군산경찰서에서 열린 사건 브리핑에서 경찰은 정 경사가 실종 여성 이모(40) 씨와 임신과 관련한 합의금 문제로 다투다 살해했다고 밝혔다.

정 씨 진술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군산 시내를 돌다 자신의 차량 안에서 이 씨를 살해했고, 군산시 회현면 월연마을의 폐 양어장에 이 씨의 옷을 벗겨 유기했다.

옷을 벗긴 이유에 대해 정 씨는 사체를 메고 가는데 몇 차례 바닥에 떨어지면서 옷가지가 더러워져 벗겼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지난달 26일 자정께 강원도 영월군의 한 다리 밑으로 차를 몰고 간 것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어서 폐달을 밟다보니 그 곳이었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군산에 잠입한 것은 다음날인 27일이 딸의 생일이었기 때문이고, 군산시내에 경찰관이 많을 것 같아 대야터미널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시신 유기 장소를 다시 찾은 이유는 다시 한 번 현장을 가보고 싶었다며 시신은 잘 패널 등으로 가려져 있는데 옷은 눈에 띄기 쉬울 것 같아 들고 오다 버렸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정 씨가 자백했지만 살해 동기나 방법, 행적 등은 전적으로 정 씨 진술에 의존하고 있어 경찰은 진위 여부를 더 캐물을 예정이다.

또 살해된 이 씨가 실제 임신했는지도 국과수 부검을 통해 밝혀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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