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문소리 '스파이' 백점 첩보원과 빵점 남편 사이 폭소코드

두 배우 11년 만에 재회 다니엘 헤니 합류…추석연휴 가족관객 겨냥한 코믹 액션

왼쪽부터 배우 다니엘 헤니, 문소리, 설경구, 이승준 감독. 사진=이명진 기자
100점짜리 스파이지만 남편으로서는 0점인 남자가 되뇐다. "협상의 원칙, 말로 안되면 몸으로 때운다! 하지만…… 마누라는 예외다."
 
배우 설경구 문소리가 '오아시스'(2002년) 이후 11년 만에 호흡을 맞춘 영화 '스파이' 속 대사다.
 
스파이에 출연한 설경구 문소리와 다니엘 헤니, 연출자 이승준 감독은 5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9월초 개봉을 앞두고 영화 알리기에 나섰다.
 
철수(설경구)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파이지만 아내 영희(문소리) 앞에만 서면 쩔쩔 매는 평범한 남편이기도 하다. "미안…… 나 지금 출장 가야 돼……." 아내조차 모르게 스파이 노릇을 해야 하는 탓에 항상 미안한 철수, 그런 그에게 아내 영희가 외친다. "니는 평생 출장이나 다니고 살아!"
 
어느 날 의문의 테러를 조사하기 위해 태국으로 간 철수는 그곳에서 아내 영희를 보고는 깜짝 놀란다. 스튜어디스인 영희가 남편의 잦은 출장에 화가 나 비행 스케줄을 바꿔 태국으로 날아 간 것이다.
 
그런데 철수의 눈에 띈 영희의 옆에는 한눈에 봐도 잘생긴 외모의 남자 라이언(다니엘 헤니)이 있다. 작전지마다 함께 나타나는 영희와 라이언 때문에 철수는 애간장을 태우고, 나라의 운명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도 좀체 작전에 집중할 수가 없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설경구는 "철수는 직업이 스파이인 평범한 대한민국 월급쟁이로 전작 '감시자들'에서는 주로 앉아서 명령을 내리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많이 뛴다"며 "촬영 시기는 감시자들보다 스파이가 더 빨랐는데 고생했다고 감시자들에서는 차 안에 있도록 배려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스튜어디스 영희는 남편에게는 강하고 멋진 남자에게는 약한 역인데 밤으로 낮으로 출장 다니는 남편 탓에 애태우는 여자"라며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스파이 이야기지만 감성과 정서는 보통 부부의 이야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배우 다니엘 헤니, 문소리, 설경구. 사진=이명진 기자
문소리는 다니엘 헤니와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특별히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는데 외모든 뭐든 다 자연스레 연기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더라. (웃음)"며 "그래도 촬영 끝내고 남편 만나러 갈 때 제일 설랬고, 혼자 구르고 뛸 때 제일 맘이 편했다"고 했다.
 
다니엘 헤니도 능숙한 한국말로 "라이언은 위험하게 잘 생긴 외모로 영희를 유혹하는데 영화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극중 80%가 한국어 대사였는데 열심히 연습한 덕에 영화 찍는 사이 많이 늘었고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는 설경구 문소리가 11년 만에 재회한 영화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문소리는 "캐스팅 당시 임신 중이었는데 설경구 선배가 전화해서는 '나랑 작품 하나 같이 해야지'라고 했고, 출산 뒤 6개월 모유수유를 마치고 부기도 빠지기 전에 태국으로 가 촬영을 시작했다"며 "7개월된 아기를 두고 온 탓에 울다가도 촬영에 들어가면 코미디를 해야 했는데 출산 뒤여서 몸도 아팠지만 설경구 선배에게 고마운 마음이 컸고 엊그제 만난 것처럼 편하게 연기했다"고 전했다.
 
설경구는 "제가 먼저 캐스팅된 입장에서 문소리 씨에게 전화로 확답을 받았다"며 "문소리 씨는 극중 철수를 대할 때나 라이언을 대할 때나 직장 동료를 대할 때나 항상 팔색조의 매력을 보여 줬다"고 했다.
 
이날 설경구 문소리는 다니엘 헤니의 반전 매력도 전했다.
 
설경구는 "헤니를 처음 만났을 때는 슈트 입고 영어 잘하는 뉴요커 느낌이었는데 '저 촌놈이니 막 대해 주세요'라고 말해 엉뚱한 면이 있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문소리도 "극중 라이언은 사연이 있는 인물인데 헤니가 그런 신을 연기할 때는 처절한 감정이 나오더라"며 "고생 안하고 귀하게 자랐을 것 같은데 촬영 중 어릴 적 유색인종이라고 차별 받고, 태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런 것이 연기할 때 나타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스파이는 코미디 장르지만 한국과 태국을 오가며 전에 없던 규모의 액션을 담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강남 교보 사거리 전체를 통제하고 촬영한 자동차 추격신, 실제 헬리콥터가 동원된 액션신이 대표적이다.
 
'해운대' '퀵' 등 블록버스터 영화에 조감독으로 참여하고 스파이로 데뷔식을 치른 이승준 감독은 "우리 영화가 워낙 대작이고 쟁쟁한 배우들과 스텝들이 참여한 만큼 현장에서도 예전에 조감독으로 있으면서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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