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0세인 박준우 신임 정무수석은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대학원을 나와 외교부에 입부해 잔뼈가 굵은 정통 외무관료 출신이다.
외교부 동북아1과장과 주중대사관 공사참사관, 아태참사관, 장관 특보, 기조실장 등을 역임한 외교부내 대표적인 아주통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박 신임 정무 수석은 외교부내 주류 핵심으로 외교안보수석이나 차관 후보로 거론돼 왔으나 엘리트들만 쓰면 외교부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중용되지 않았던 케이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려하게 부활한 자리가 전공인 외교 분야가 아닌 정무수석 자리여서 여야 정치권은 물론 청와대 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무수석은 청와대와 국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자리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중요도로 치면 청와대 수석비서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자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두 달 동안 공석이던 정무수석에 정치권에 전혀 발을 담그지 않은 전직 외교관이 기용됨으로써 청와대와 국회를 잇는 '가교' 역할이 아니라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뜻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메신저'에 그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여당인 새누리당내에서도 "우리들이 모르는데 어찌 정무수석이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김기춘 실장과 윤창번 미래전략수석을 빼곤 이름을 잘 들어본 적이 없어 "어! 저 사람들 누구지?"라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인사는 CBS와의 통화에서 "정무는 정치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 아니면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며 "외교 경험을 가진 사람을 정무수석에 앉히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황당해 했다.
야당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오늘 최고의 코미디는 정무수석인사다. 외교관이 무슨 정무수석이냐"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한 재선 의원은 "일본 민주당과 일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정현 홍보수석이 정무의 상당 부분을 소화하면서 박 수석은 외교안보 영역에 한 다리를 걸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