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0세인 박준우 신임 정무수석은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대학원을 나와 외교부에 입부해 잔뼈가 굵은 정통 외무관료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박 신임 정무 수석은 외교부내 주류 핵심으로 외교안보수석이나 차관 후보로 거론돼 왔으나 엘리트들만 쓰면 외교부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중용되지 않았던 케이스"라고 말했다.
박 신임수석이 화려하게 부활한 자리가 전공인 외교 분야가 아닌 정무수석 자리여서, 여야 정치권은 물론 청와대 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정무수석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청와대와 국회를 잇는 '가교'인데, 박 신임수석이 여기에 적절한 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특히나 국정원 국정조사 등 주요 이슈에서 여야가 극심한 대치 국면을 이어가면서, 정무수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 시점이다. 현재 정국에서는 특히, 청와대 수석비서관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자리가 정무수석인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인사는 CBS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에서도 잘 모르는 인물이 정무수석이 됐다"며 "외교 경험을 가진 사람을 정무수석에 앉히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황당해 했다. 전직 청와대 고위 관리는 "박 대통령이 여의도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배경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 '의외의 배경'과 관련해서는, 박 신임수석이 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유럽 사례를 전달한 인연이 거론된다. 박 신임수석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직접 만나, 유럽 대사를 하면서 얻은 현장 지식을 전달했다고 한다. 박 신임수석이 정무 관련 직책을 맡았음에도 정책보좌의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정현 홍보수석이 정무의 상당 부분을 소화하면서 박 수석은 외교안보 영역에 한 다리를 걸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다. 특히 의전과 관련해,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에게 쏠린 업무를 분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