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靑 인사 당혹…울고픈 야당 뺨때린 격"

-교체배경,인선방향 종잡기 어려워
-일면식 없는 정무수석에 다들 놀라
-NLL 국면전환 등 정치 능력 의문
-초원복집 연루 김기춘,野 신뢰할까
-朴 대통령 여의도정치 경시 우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어제 단행된 청와대 인사개편. 비서실장에는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임명됐고요. 2개월간 장기공백 상태였던 정무수석 자리는 정치인이 아닌 직업외교관 출신이죠. 박준우 전 EU 벨기에 대사가 파격 발탁이 됐습니다. 그런데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어제 있었던 청와대 인사개편을 본 느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뭘까요?

◆ 김용태> 당황했죠.

◇ 김현정> 당황스럽다?

◆ 김용태> 당황 그 자체였는데, 하여간 우려 반 기대 반입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당황하셨어요?

◆ 김용태> 일단 허태열 실장을 비롯한 이분들의 교체 배경에 대해서 전혀 알 수가 없었고요. 다음에 새롭게 선임된 비서실장 및 나머지 수석들에 대한 인선 방향성이라고 할까요. 이것을 뭐..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어서 이게 어떤 의미였는지,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여당과 충분히 교감이 안 됐다는 얘기인가요? 아니면 김용태 의원이 모르셨던 걸까요?

◆ 김용태> 이번 인사는 그야말로 철통보안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이루어졌다고 제가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당 최고위원들도 어제 인사내용 듣고서는 이분이 누구냐, 이런 얘기가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나왔다고 그러죠?

◆ 김용태> 어제 하루 종일 의원들끼리 이게 무슨 일이냐. 이번에 특히 저희 정치권하고 연결이 돼 있는 정무수석, 그 양반이 어떤 사람이냐. 서로 간에 황당해서 전화하고 그런 웃지 못 할 일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박준우 정무수석이 누구냐는 전화를 주고받을 정도로.. 일단 지금 총평을 해주셨고요. 한 분 한 분을 보죠. 먼저 얘기가 나온 김에, 박준우 정무수석 얘기부터 해 볼까요? 이분 정말 모르세요?

◆ 김용태> 전혀 모릅니다.

◇ 김현정> 어떻게 이분이 정무수석이 됐을까요? 정무수석은 정치권과 긴밀하게 교감해야 하는 자리인데.


◆ 김용태> 저는 다른 것보다 지금 정무수석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지금 몇 달째 끌고 있는 현재 NLL 정국, 이 부분을 다른 국면으로 전환하는 극적인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거든요. 사실 이 문제가 지금 국정조사 간사나 원내수석 부대표 등 이런 실무진에서 처리할 선은 이미 넘었습니다.

지금 김한길 대표가 청와대에 영수회담을 요청해 놓은 마당에 정무수석이 대통령을 대리해서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 대표하고도 긴밀하게 물밑협조를 해서 사실 큰 판의 정치적 빅딜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과연 이런 것들을 대통령을 대신해서 정무수석이 해낼지 하여간 우려 반 기대 반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까지 정치인들을 정무수석 자리에 앉혀보니까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았다. 따라서 파격적으로 외교관으로서 일 잘하던 분을 앉혀 보겠다. 이런 건 아니었을까요?

◆ 김용태> 그게 기대 반의 내용일 텐데요. 대신 우려 반의 내용은 하여튼 제가 정무수석을 지금 일면식 없는 상황에서 그분하고 과연 어떤 얘기를 나눌 수 있을지. 저야 재선의원밖에 안 됐지만 정치권 전체 우리 의원들 300명을 상대로 해서 이분이 어떠한 정무라인을 가동해서 현재의 난국이나 앞으로 다가올 정기국회 이런 일들을 풀어나갈지. 하여간 조심스럽게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비서실장 얘기로 와보죠. 김기춘 전 법무장관. 올해 일흔넷이고요. 유신헌법 제정에 참여했었고, 정수장학회 1기 장학생이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깊었던 그분이 비서실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용태> 야당이 펄펄 뛰는 게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야당의 공격을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한 데에는 아마 이분의 경륜을 사신 것 같은데요. 하여간 대통령께서 선택하셨으니까 이분께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죠.

다른 것보다도 지금 사실 이 여름... 동네 돌아다녀보고 여러 분들 만나보면 경제 때문에 난리입니다. 이게 정말 천천히 가라앉아서 빠져나갈 수 없는 수렁에 들어간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와서 사실 국정 전반을 완전히 경제 살리기 모드로 대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런 것들을 우리 비서실장이 그간의 경륜을 잘 발휘해서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하여튼 야당하고 이런 문제를 협의해 나가는 데 있어서 과연 김기춘 새로운 실장께서 이런 일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 김현정> 여기도 우려 반, 기대 반이십니까? 걱정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지금 언론에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이 분이 민주주의 최악의 사건 중 하나인 초원복집 사건과 연루된 인물이기 때문인가요?

◆ 김용태> 야당은 그것을 줄기차게 비판하면서 김기춘 실장에 대한 존재 자체를 자꾸만 부정하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야당이 중요한 파트너인데 야당이 처음부터 이렇게 실장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나선 마당에 과연 이 정국의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데 김 실장께서 어떤 역할을 하실지 조심스럽게 지켜볼 따름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초원복집 사건, 지금 들으시는 분들 중에 기억이 가물가물한 분도 계실 텐데. 도청, 지역감정 조장, 이런 사건이었던 거죠?

◆ 김용태> 이게 21년 전에 벌어진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제 기억에 생생한 게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들을 그것도 현직 고위공직자들이 했다는 것. 정말 우리 국민들한테 충격이었죠. 아마 이 일은 우리 김기춘 실장께서 사실 씻기는 어려울 텐데 하여간 지금의 경제상황을 정말 극적으로 돌파해내는 데 큰 역할을 하시면서 그때의 어떤 죄를 씻어내야 되지 않을까요?

◇ 김현정> 당시 대통령선거를 얼마 앞두고 현직 고위공직자들이 모여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하고, 선거 얘기를 하고, 선거운동을 논의했다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사건이었죠. 김기춘 비서실장은 거기에 연루된 당사자이기 때문에 과연 야당과 얘기를 풀어나갈 때 어떤 신뢰를 받고 갈 수 있을까, 이 부분이 걱정된다는 말씀.

◆ 김용태> 지금 야당은 다른 것보다 민주주의가 크게 문제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지금 밖에 나가있는 것 아닙니까, 이 더운데. 그런데 21년 전에 민주주의를 훼손했던 그 당사자가 이렇게 나섰으니까 야당 입장에서 정말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겠죠.

하여튼 김 실장으로서는 야당의 비판을 숙명으로 받아들이시고 성과를 내서, 즉 국정을 극적으로 전환시켜서 우리 국민들이 다 기대하고 있는 경제 살리기에 국정방향을 전환시키시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지금 참모들이 가교 역할보다는 메신저 역할, 대통령의 뜻을 전하는 정도의 역할로 혹시 인선된 것은 아닌가, 이런 분석들도 나오는데요.

◆ 김용태>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대통령께서 모든 일을 하실 수는 없고요. 우리가 사실 지난 이명박 대통령 때 참으로 많은 분들이 걱정했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던 부분이 대통령의 만기친람, 그리고 정치권을 경원시하는 것을 넘어서 무언가 경멸하는 듯 한 태도 때문에 정국 자체가 꼬였을 때마다 제대로 풀지 못 했었거든요.

지금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문제는 국회에서 알아서 하라, 이런 식으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서 크게 걱정인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바로 비서실장 이하 정무라인이 총 가동돼서 정치를 해야 됩니다.

청와대가 정치 없이 국정을 끌어갈 수 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분명하게 새로운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은 이제 국회와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지,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일각에서는 가교 역할보다 메신저 역할로써 이 사람들을 뽑은 것이 아닌가,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은 반드시 극복해야 된다는 말씀이셨어요.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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