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스콜·열대야… 종잡을 수 없는 한반도 날씨

(사진=윤성호 기자)
◈ '거꾸로 장마', '마른 장마'… 49일간의 장마 끝나

한반도의 올 여름 날씨는 유난히 변덕스러웠다.

통상 우리나라 장마는 6월 20일 전후로 제주·남부지방에서 시작해 한 달 정도 이어진다. 하지만 이번 장마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한 탓에 32년만에 중부지방에서 먼저 시작되는 '거꾸로 장마'가 발생했다.

게다가 장마 초기 보름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 7월부터 중부지방은 폭우가, 남부지방에서는 폭염이 계속되는 '반쪽 장마' 현상도 나타났다.

역대 최장기 장마 기록도 세웠다. 기상청이 지난 4일 장마의 끝을 알림으로써 49일 동안의 장마가 끝났다. 지금까지 가장 긴 장마는 45일간 지속된 것으로, 1974년과 1980년에 발생했다.

◈ 스콜? 국지성 호우?


특히 이번 여름에는 국지성 호우가 잦아 우리나라에서도 아열대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스콜' 현상이 나타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스콜은 강한 일사로 지표면이 뜨거워지면서 상승한 공기가 비구름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국지성 호우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만나 비구름이 형성되면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열대 스콜과 국지성 호우는 범위와 주기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국지성 호우는 이번주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면서 불안하진 대기 때문에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사진=송은석 기자)
◈ 본격적인 한낮 폭염과 열대야 시작… 건강관리에 유념해야

장마가 끝날 무렵부터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됐다.

6일 오전 대구, 울산, 제주 북부, 경상남·북도 일부 지역은 폭염경보(6월~9월 일최고기온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가 발효된 상태다.

그외 경기도, 충청, 전라, 강원권 일부 지역에는 폭염주의보(6월~9월 일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가 발효됐다.

밤에도 25도 이상의 고온이 계속되는 열대야도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열대야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로 밤에도 한낮의 더위가 식지 않으면서 발생한다. 특히 도시에서는 '열섬(島)현상'이 겹쳐 온도가 더 높다.

한낮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본격화되면서 건강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7월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환자는 453명이었고, 이중 2명은 목숨을 잃었다. 기상청은 "한낮의 뜨거운 햇볕은 피하고 물을 많이 섭취하는 등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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