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2시쯤까지 서울 도심 거리는 '뇌전'(천둥번개)과 돌풍을 동반한 '물폭탄'으로 마치 밤처럼 어둑어둑한 상태를 보였다.
거리를 걷는 시민들은 우산도 소용없는 강한 비바람 속에 흠뻑 젖은 채 겨우겨우 발걸음을 내디뎠다.
뇌전도 1분 사이 네댓 차례씩 쉴 새 없이 내리치면서 가뜩이나 대낮 같지 않은 날씨를 한층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내리치는 천둥번개에 시민들은 깜짝깜짝 놀라면서 황급히 건물 밑으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송모(35) 씨는 "요즘 날씨가 왜 이렇게 오락가락하는지 모르겠다"며 "우산을 들고 다니긴 했지만 오늘 비도 어제처럼 금세 그칠 줄 알았다"고 했다.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도 강하게 쏟아지는 빗줄기에 꼼짝없이 발이 묶였다.
회사원 배미혜(29) 씨는 "점심을 먹으러 잠깐 나왔다가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며 "잠깐 사이에 옷이 전부 다 젖고 말았다"고 당혹해했다.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한 시민들은 가게 처마 밑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보기도 했다.
오후 2시 현재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는 곳에 따라 시간당 30mm 안팎의 강한 소나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후 1시 30분부터는 종로구 청계천 보행자도로와 은평구 증산철교 하부도로 등이 통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