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없는 행복주택…행복할 수 있겠나"

Interview -양천구의회 의장 강웅원

양천구의회 강웅원 의장이 6일 오전 서울 신정동 양천구의회 집무실에서 가진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행복주택 건립 등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명진 기자)
"단 한차례 사전 협의도 없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행복주택 건립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강웅원 서울 양천구의회 의장은 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목동 유수지 2800여 세대의 행복주택 건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의장은 행복주택 건설에 따라 파생되는 제반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낙관적인 추측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강 의장은 "양천구의 경우 이번에 발표된 7개 시범 지구 중에서도 2800세대나 되는 대규모 주택 계획이어서 일대에 미치는 영향이 타 자치구보다도 더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의장은 행복주택 건립 반대의 이유로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강 의장은 "이곳은 지난 2010년과 2011년도에 집중호우로 약 3900여 세대가 심각한 침수피해를 입었을 정도로 상습 침수 지역이다"며 "이런 곳에 대규모 주택지가 형성된다면 그 안정성에 대해 누가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이곳에 빗물펌프장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약 110억 원으로 추정되는 재정비 비용을 사용하면서까지 유수지에 주택을 건립하는 것이 과연 타당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강 의장은 행복주택 건립 반대를 님비현상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 의장은 "서울시 임대주택 중 이미 1만 1400호가 양천구에 집중되어 있다"며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4번째로 높은 비율로 양천구 예산 3614억 원 중 복지예산이 1801억 원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복지예산이 급격히 증가돼 구 재정운영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행복주택이 건립된다면 모든 시설들이 이동을 해야 하는데, 임대주택 하나만 보고 님비현상으로 몰아가는 것은 왜곡된 현상이며, 중요한 정책일수록 실패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고 당부했다.

- 목동행복주택 건립, 왜 반대하는 가.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점 때문이다. 목동유수지는 양천구 일대의 빗물을 처리하는 빗물펌프장이 위치한 곳이다. 지난 2010년과 2011년도에 약 3900여 세대가 심각한 침수피해를 입었을 정도로 상습 침수지역이다. 이러한 침수피해로 약 340억 원의 국비·시비를 들여 2016년도 완공을 목표로 신월동과 목동유수지를 연결하는 대심도 공사가 현재 진행중에 있다. 이런 목동유수지에 사상 유래가 없는 대규모 주택지가 형성된다면 그 안정성에 대해 누가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목동유수지내 각종 시설 이전에 관해 문제점이 있다고 하는데.

현재 목동유수지에는 재활용선별장, 음식물쓰레기 집하장, 제설창고, 목동테니스장, 목동공영주차장이 설치 운영중에 있다. 재활용선별장과 음식물쓰레기 집하장, 제설창고 등은 말하자면 혐오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목동유수지에 행복주택이 건설되면 이 시설들을 양천구 타지역으로 이전을 해야한다. 어느 지역에서 이 시설들을 유치하겠는가. 또 부지를 마련해야하는데 그 비용은 얼마가 들겠는가. 현재 이러한 계획도 확실히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행복주택을 건립을 결정하기에 앞서 양천구민 전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설들을 이전하는 문제가 먼저 확정되어야 할 것이다.

- 교통문제도 생기는가.

목동유수지는 평소에도 목동동로, 안양천길과 서부간선도로 국회대로, 올림픽대로와 연계되는 교통요충지로 교통량이 많아 출·퇴근 시 혹은 주말, 백화점 세일기간, 인근의 목동야구장에 경기가 있는 날이면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교통정체가 매우 심각한 지역이다. 이곳에 2800세대가 입주하게 되면 주차난이 더 심각해 질 것은 뻔한 일이다. 또한 목동유수지는 지하가 유수지라서 지하에 주차장을 만드는 일 또한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현재 목동유수지내 1350면의 목동공영주차장이 설치 운영중에 있다. 이 주차장이 사라지면 여기서 발생하는 주차장 부족현상에 대한 문제점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교육환경에도 문제점이 생기나.

그렇다. 양천구 목동지역 학교는 서울시에서도 평균 학급당 학생수가 3~5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현재 과밀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2800세대의 행복주택 주민이 입주하게되면 학교가 추가 설립되지 않는 이상 과밀학급문제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는 초·중학교를 신설 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새로 유입되는 학생들은 어디로 가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말인가. 현재 주민들 뿐만아니라 새로 입주하게되는 행복주택 주민들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 경전철 사업 추진 확정된 사업인가.

현재는 아니다. 그러나 50만 양천구민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목동선 경전철 재검토 발표에 대해 진심으로 기쁘다. 경전철 사업은 신월동 균형 발전을 고려해 양천구의 염원사업 중 하나로 단순히 교통수단이 건설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 2011년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전면 보류했다가 5년 만에 재추진하는 사업이지만, 어디까지나 시민 편의와 경제성을 고려해서 정치에 휘둘리거나 선거 때 득표용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정치적 이해관계로 사업이 재검토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계각층의 힘을 모아 사업을 지켜나가도록 할 것이다.

- 경전철 사업 추진이 마치 확정된 사업 처럼 거리에 현수막도 보이는데.

현재 신월동 지역 곳곳에 목동선 경전철 사업이 확정된 듯이 역이름까지 인쇄된 현수막이 남발되고 있다. 정당들이 앞 다퉈 마치 경전철 사업이 곧 시작될 것처럼 주민들을 혼동시키고 있어 매우 우려 되는 상황이다. 이 사업을 위해서는 일단 최종적으로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있어야 하고, 시민공청회, 초안공람, 주민설명회는 물론 타당성 검토가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예산 및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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