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성재기 대표 따라 투신 시도한 고교생 '구조'

지난달 29일 오후 4시 10분경 서강대교 남단 고수부지에서 100m 쯤 떨어진 지점에서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목격자가 발견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윤성호기자
서울 마포대교에서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를 따라 투신하려던 고교생이 긴급 출동한 경찰에 구조돼 가족에게 인계됐다.

8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고교생 이모(18)군은 지난 7일 오후 1시 30분께 마포대교 북단 난간에 몸을 기댄 채 1388(헬프콜 청소년전화)로 전화를 걸어 자살 계획을 털어놓으며 상담을 요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통화 중이던 상담사는 이 사실을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이 군의 투신을 막을 수 있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성 대표의 투신 소식을 듣고 나도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군은 지난 5일에도 마포대교에서 투신하려다 순찰 중인 경찰에 발견됐으며 2011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서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성 대표 투신 사건 이후 이군처럼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가 평소의 배로 늘어난 하루 2건꼴"이라고 말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지역 한강다리에서 912명이 자살을 시도했다.

이 가운데 90명이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해 31개 다리 중 자살시도자가 가장 많았다.
경찰은 마포대교에서 유독 자살시도가 많은 것은 ‘접근성’이 양호하고 ‘관심’을 끌기에도 좋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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