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의 간' 빼먹는 보이스피싱…노숙인 대출 가로채

노숙인들을 모집해 이들의 명의로 대출금을 받아 챙기거나 대포 통장을 만들어 보이스피싱에 사용한 조직이 적발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노숙인을 모집·관리해 이들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대포 통장을 만들어 보이스피싱을 한 혐의로 총책 차모(35)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노숙인 김모(46)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차 씨 등은 지난 1월부터 7개월 동안 노숙인 10명을 여관에 투숙시키는 대가로 신분증과 주민등록증 초본, 통장 등을 받아 대출금 1억 5,000여 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법인 대표 전화번호가 결번인 회사를 인터넷에서 찾아 해당 회사에 노숙인이 재직하고 있는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대출을 받아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노숙인들의 통장은 차 씨 조직에서 또 다른 조직으로 넘어가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차 씨는 대출사기 업자인 허모(32·구속) 씨에게 명의 하나 당 50~60만 원을 받고 통장과 체크카드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허 씨는 이 통장을 이용해 "예치금을 내면 더 큰 금액을 대출해주겠다"고 속여 153명으로부터 8억 3,700여만 원을 뜯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상으로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면 대출사기라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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