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양건 통전부장, "개성공단 잘돼야 다른 것도…"

"개성공단이 잘 돼야 DMZ에 공원을 만드는 것도 되든지 말든지 할 것"

북한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과 대담하는 박상권 사장(사진=평화자동차)
대남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북한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개성공단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의 다른 협력 사업도 이어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북한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등 10박 11일로 북한을 다녀온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김 통전부장을 만나 2시간 반가량 대화를 나눴다"며 "이같은 내용을 정부 당국에도 전달했다"고 지난 9일 말했다.


박 사장에 따르면 김 통전부장은 우리 정부가 구상 중인 비무장지대 (DMZ) 평화공원 조성과 관련해 "개성공단도 따지고 보면 DMZ 안에 있다"며 "개성공단이 잘 돼야 DMZ에 공원을 만드는 것도 되든지 말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북한이 지난 7일 개성공단 사태해결을 위한 7차 남북 실무회담을 제안하기 전 나온 것으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북측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개성공단을 남북 관계 개선의 첫 관문으로 여기는 것도 읽힌다.

남한 사정에 정통한 김 통전부장은 박 사장이 남측으로 돌아와 자신의 발언을 전할 것을 알고 있는 만큼, 관련 발언이 우리 정부에 전해지길 바랐던 것으로도 보인다. 박 사장은 미국 국적을 가지고 사업 차 북한을 왕래하면서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이다.

박 사장은 김 통전부장과의 면담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재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북쪽에서 그 누구도 (개성공단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사장은 앞서 남북 장관급 회담이 '급' 문제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 북측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김 통전부장보다 '급' 자체를 낮게 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김 통전부장은 김일성 주석 때부터 대남 업무를 했던 사람인데 반해 우리 측 장관은 1~2년 만에 그만두는 사람이고, 북측이 그런 측면에서 차이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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