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에 대한 혜택으로 1라운드 2순위부터 무려 8명의 선수를 우선적으로 뽑기 때문이다. KEPCO가 국가대표 레프트 최대어 전광인(194cm, 성균관대)를 뽑은 뒤 러시앤캐시의 '지명 러시'가 한참 동안 이어졌다.
김세진 러시앤캐시 감독은 예상대로 이른바 '경기대 3인방'을 뽑았다. 2순위 세터 이민규(191cm)에 이어 3순위 레프트 송희채(190cm), 4순위 송명근(195cm)이다. 경기대 측과 협상 끝에 어렵게 모셔온 즉시전력감들로 김감독은 나머지 사령탑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선수들의 명패를 거침없이 집었다.
김감독의 행복한 '지명 러시'는 잠시 주춤했다. 1라운드 5순위로 센터 김규민(199cm, 경기대)을 뽑은 김감독은 6순위로 성균관대 레프트 심경섭(197cm)을 뽑았다가 양해를 구하고 홍익대 레프트 정성현(180cm)을 지명했다. 8명을 한꺼번에 뽑다 보니 지명 순서를 헷갈린 것.
그러나 심경섭은 7순위로 어쨌든 러시앤캐시 유니폼을 입었다. 1라운드 6, 7순위는 입단금 1000만 원이 차이가 난다. 7순위 선수가 1억 원을 받는다. 연봉은 3라운드까지 뽑히는 21명 선수가 3000만 원으로 동일하다.
순간 착오가 있었지만 김감독은 이어 2라운드도 쉴새없이 세터 곽명우(192cm)와 센터 장준호(197cm, 이상 성균관대)를 지명했다. 이후 8명을 모두 지명한 김감독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무대 위에서 내려갔다.
이어 2라운드 3순위를 뽑는 LIG손해보험의 차례. 기어이 부러움 섞인 볼멘소리가 나왔다. 문용관 감독이 지명에 앞서 "앞에서 다 뽑아가니까 선수가 없다"며 푸념섞인 농담을 털어놔 좌중을 웃겼다.
하지만 나머지 6개 팀 사령탑들도 허탈감을 뒤로 한 채 남은 선수들을 분석, 열심히 지명권을 행사하며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그럼에도 모 감독은 "신생팀 지원 차원이라 어쩔 수 없지만 앞에서 다 쓸어가니 좀 허탈하긴 하다"고 말했다.
이날 러시앤캐시는 신생팀답게 4라운드까지 10명, 수련 선수 모두 11명이나 지명했다. 이후 김세진 감독은 "선수를 더 뽑을 의향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말에 "많이 뽑고 싶지만 (다른 팀 감독들의) 눈치를 좀 봐야 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망과 질투(?)의 시선 속에 거침없이 펼쳐진 러시앤캐시의 '지명 러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