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력 정책이 장기적인 대안 없이 국민에게만 짐을 지우는 주먹구구식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일 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공공기관 냉방 중단으로 한증막 같은 폭염을 견뎌야 하지만 일단은 정부 정책에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회사원 김종현(30) 씨는 "나라에서 한다면 따라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보였다.
부산에서 온 주부 김모(59·여) 씨는 "뉴스에서 전력난 소식이 전해지면 가슴이 찡해서 에어컨을 틀고 싶어도 못 튼다"면서 "나라가 어려운데 국민들이 모두 따라야 한다"고 적극 지지했다.
시민들은 화장실 불을 끄거나 전기 코드를 뽑는 등 각자 나름대로 전력 아끼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었다.
대학생 주영웅(25) 씨는 "집에 있으면 웬만하면 불을 켜지 않는 방식으로 전력 아끼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조건 아끼라고만 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반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현 씨는 "쓰지 말라고만 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국민을 설득하는 진정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원 김선복(42) 씨는 "정책 자체는 동의하지만 효율을 너무 무시한다"면서 "공공기관이야 정부 지침으로 움직이니 어쩔 수 없지만 찜통 환경은 너무 심했다"고 질책했다.
회사원 박모(31·여) 씨는 "무모하고 대안 없이 냉방을 꺼버린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면서 "지금도 실내 온도 28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만만한 공공기관에만 강제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 시민은 폭염이 있을 때마다 국민의 희생만 바라는 근시안적인 정부 정책에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윤영욱(47) 씨는 "근본적으로는 찬성이지만 전력난이 있을 때마다 국민에게 책임을 지우고 있다"면서 "근본적으로는 위에 있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계획을 수립하는 게 해결책인데 주먹구구식으로 일관하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