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도 부천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4분쯤 경찰서 형사과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던 이모(21) 씨가 수갑을 풀고 도망쳤다.
이 씨는 20여차례에 걸친 인터넷 물품 사기로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였으며 이날 새벽 1시 20분쯤 부천시 한 PC방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체포됐다.
이 씨는 경찰관이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조회하려 하자 조회기를 파손하고 달아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이 씨는 형사팀 피의자 대기실에서 조사를 기다리던 중 수갑에서 자신의 왼손을 빼내 도주했다.
당시 이 씨는 왼손에 수갑을 찬 상태였으며 나머지 수갑은 대기실 의자에 채워져 있었다.
당시 당직 경찰들은 이 씨가 도주한 장면을 보지 못했으며 도주 후 15분이 지나서야 도주 사실을 파악하고 전 직원을 비상소집했다.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수갑을 풀고 도주한 사건이 올해 들어 4번째 발생하면서 경찰의 피의자 관리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이대우 사건 이후 도주 방지 매뉴얼을 강화해 현장에 배포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매뉴얼에 따르면 경찰은 수갑 사용 시 손목 굵기에 따라 정해진 수갑 톱날 수에 맞춰 수갑을 채워야 한다.
또 손목 굵기에 비해 손이 작은 피의자가 수갑을 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갑 상태도 수시로 확인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씨가 왼손에 채워진 수갑을 풀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이 수갑을 제대로 채우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수갑을 빼고 달아난 것은 맞다"며 "느슨하게 채워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키 180cm에 몸무게 70kg의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도주 당시 등산복을 입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인근 경찰서 등에 공조를 요청하는 한편 부천과 인천, 서울 등에서 이 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