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 잡던 노인은 왜 숨졌을까?

양수발전소 경고 방송 없이 방류...유족 한수원측 과실치사 주장

지난 14일 숨진 채 발견된 황모(70) 씨가 다슬기를 잡은 곳으로 추정되는전북 무주군 적상면의 한 하천. 빨간색 사각형과 오른쪽 사진이 황 씨가흘러간 농수로.
다슬기를 잡다가 물에 빠져 숨진 70대 노인의 사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7시 30분께 전북 무주군 적상면의 한 하천에서 수색 중이던 경찰과 소방당국이 숨진 황모(70) 씨를 발견했다.

황 씨의 가족은 전날 오후 8시 40분께 황 씨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한 터였다.

황 씨의 시신은 다슬기를 담은 그물망이 있던 곳에서 500m쯤 떨어진 농수로에서 발견됐다. 폭 50cm가량의 좁은 농수로를 타고 흘러온 터라 시신의 훼손상태는 심했다.


유족은 한국수력원자력 산하 무주양수발전소의 과실 때문에 황 씨가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 씨가 다슬기를 잡던 하천의 상류에 위치한 무주양수발전소 측이 경고 방송 없이 방류를 해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황 씨 아들(48)은 "이 하천은 원래 깊지 않은데다 가뭄이라 수량이 더 적었다"며 "이 마을에서 50년 넘게 살아온 아버지가 이 하천에서 그냥 숨졌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무주양수발전소 측은 경고 방송을 하지 않은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방류와 황 씨의 죽음 사이의 연관성은 적다는 입장이다.

무주양수발전소 관계자는 "최근 전력난 때문에 비상이 걸려 경고 방송을 하지 못했다"며 "소수력발전이어서 방수량이 많지 않았고, 사고 뒤 실험을 했는데 하류의 수위는 큰 변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사고 당일 뿐 아니라 최근 들어 방류하면서 경고방송을 한 적이 거의 없다"며 "누군가 당할 수 있는 사고를 황 씨가 당한 것"이라고 유족을 거들었다.

무주경찰서는 황 씨의 사인과 방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