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에 1명꼴로 주먹다짐을 하고 있는데, 이를 저지하는 교도관들도 2차 폭행피해를 입으면서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11시쯤, 부산 강서구 대저동 부산교도소의 한 수용방.
폭력 사범 A씨가 갑자기 같은 방에 있던 B 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무차별 주먹을 휘둘렀다.
"날씨가 더우니깐 좀 떨어져 앉으라"는 B 씨의 말을 듣고 격분한 것이다.
다음날 새벽 6시 30분, 아침 점검이 끝나자마자 또 한차례 소동이 벌어진다.
열대야 때문에 밤새 잠을 설친 성폭행범 C 씨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던 마약사범 D 씨와 가벼운 입씨름을 하다 주먹다짐을 한 것이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불쾌지수가 치솟으면서 부산교도소에서도 재소자들 간의 우발적인 폭행과 말다툼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지난 1월에는 시설 내 폭력, 말다툼 등의 소동으로 조사를 받은 수감자가 63 명, 2월에도 91 명, 3월 73명에 불과했지만,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6월에는 126명, 7월에는 135명이 조사를 받았고, 무려 113명이 징벌 처분을 받았다.
올여름 들어 발생한 폭행 건수가 겨울철인 연초에 비해 2배나 증가한 것으로 전체 수용자 가운데 10명당 1명꼴로 폭행 소동을 일으킨 셈이다.
재소자들끼리 주먹다짐을 하면 징벌위원회를 통해 징벌처분을 내리고,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검찰에 입건하고 있지만, 이같은 규정도 '더위' 앞에선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수용자들의 폭행사고가 수용거실, 작업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발생하면서 이를 저지하던 교도관까지 폭행당하는 2차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한 개의 수용동에 최대 22개의 수용거실, 수용자 100명을 직원 1명이 관리하다 보니, 항상 폭력 소동에 노출돼 있는 것.
부산 교도소의 한 관계자는 "한차례라도 폭행 등의 교정사고를 경험한 직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등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일부 직원들은 심각한 우울증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오늘도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폭력소동에 가슴 졸이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