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장인 국회 본청 245호 옆방에서 대기하던 김씨는 국정조사가 시작되기 30분 전 함께 출석한 국정원 직원 3명과 함께 증언대로 이동했다. 10여초 동안 이들의 모습이 복도에서 공개됐지만 국회 경호원 등은 취재진의 촬영을 금지했다. 김씨는 취재진을 힐끔 보더니 고개를 숙인 채 가림막 사이로 들어갔다. 변호인도 대동했다.
가림막은 청문회장 문에서부터 5m길이의 휠체어 경사로를 따라 설치됐다. 국정원 전현직 직원 전원의 신원보호를 위해 얼굴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한 새누리당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경사로 손잡이 위에 가림막을 세우다 보니 뚫려 있는 허리 아래 부분은 그대로 드러나지만 상의부터는 보이지 않았다. 나무 재질의 틀로 만든 가림막은 마치 거대한 캔버스 같았다.
가림막 뒤 4개의 좌석에는 왼쪽부터 여직원 김모씨,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 최모 전 심리전단 팀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 순으로 앉았다. 등 뒤로 설치된 조명을 통해 이들이 이따금 대화를 나누거나 마이크를 만지는 모습이 가림막에 투영됐다.
이들의 신분확인은 답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신기남 특위위원장이 이름을 부르면 손을 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정원은 보안업무 관리 규정에 따라 칸막이 뒷편에 앉은 직원들은 이름 대신 직함으로 불러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신 위원장은 밝혔다.
이날 채택된 27명의 증인 가운데 불출석한 1명을 제외한 남은 22명의 증인은 성명 가나다 순으로 3줄로 나눠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