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맞아?' 이승현-이종현 높이에 KT 굴욕

고려대, 프로-아마 최강전 8강서 KT에 21점차 대승

부산 KT전 대승을 이끈 고려대 포워드 이승현의 세리머니 (사진 제공/KBL)
만약 지금 당장 1990년대의 농구대잔치가 다시 열린다면? 대학이 프로를 제치고 정상에 오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량과 하지만 외국인선수를 빼놓고 경쟁이 펼쳐진다면 최소 경합을 벌일만한 팀들은 여럿 있다.

프로-아마농구 최강전을 통해 고려대가 증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적어도 높이만큼은 대회에 참가한 프로 팀들을 상대로도 가히 압도적이다.

이승현(197cm)과 이종현(206cm)의 '트윈타워'를 앞세운 고려대가 또 한번 프로의 벽을 넘어섰다. 고려대는 1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8강 경기에서 부산 KT를 74-53으로 완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3학년 포워드이자 동급생 중에서 랭킹 1위로 평가받는 이승현은 21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프로 선수들이 버틴 골밑을 초토화시켰다. 어시스트 5개와 스틸 2개도 곁들였다.

전반전을 지켜본 한 농구 관계자는 "이승현이 무결점 농구를 한다"며 극찬했다. 파워포워드이지만 외곽에서 플레이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3점슛 2개를 성공시키는가 하면 2쿼터 막판에는 베이스라인 구석에서 스텝백 기술로 수비를 제친 뒤 중거리슛 버저비터를 성공시켜 관중들을 들었다 놨다.

최근 필리핀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회를 통해 급성장한 1학년 센터 이종현의 활약도 눈부셨다. 지난 해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장재석과의 정면 승부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이종현은 16점 11리바운드 2블록슛을 올렸다.

후반전에서 이번 대회 최고의 하일라이트로 평가받을만한 장면이 여럿 나왔다. 이종현의 작품이었다. 이종현은 KT 가드 김현수의 골밑슛을 블록한 뒤 이어지는 공격에서 단독 속공 기회를 잡고 화려한 투핸드 덩크를 터뜨렸다.

4쿼터 중반에는 공중에서 박재현의 장거리 패스를 받아 앨리웁 덩크를 림에 꽂았다. 안암골 호랑이들이 불러 일으키고 있는 아마추어 농구의 상승세가 절정에 이른 순간이었다.

KT는 1라운드 경기에서 뛰지 않았던 조성민과 김도수를 출전시키는 등 프로와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고려대가 보유한 국가대표급 높이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고려대는 작년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KT에 당했던 1라운드 패배를 설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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